이재명·안철수 차출설 ‘모락’...대선 시즌2 되나

이재명·안철수 차출설 ‘모락’...대선 시즌2 되나

송영길 “민주당 승리 위해 李 나서야”...보궐선거 출마 군불
尹 측근, 안철수 만나 ‘분당갑’ 출마 의사 타진 
“박빙 대선, 지방선거 영향...당내 역할론 커져”

기사승인 2022-05-02 18:20:48
내달 1일 실시되는 국회의원 보궐선거 차출론이 제기되고 있는 이재명 전 지사와 안철수 인수위원장.   쿠키뉴스 DB 

지난 20대 대선에서 후보로 나섰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고문과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의 보궐선거 차출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와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각각 6.1 지방선거 서울시장·경기도지사 후보로 나서면서 각 당이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거물급 정치인의 등판을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재명 민주당 고문과 안철수 인수위원장의 차출설 등이 제기된 가운데 민주당 내부에서는 군불 지피기에 나서기 시작했고, 국민의힘도 안 위원장의 의중을 묻는 등 6.1 지방선거 및 보궐선거를 앞두고 선거 전략 수립에 나섰다.

송영길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2일 오전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재명 차출설과 관련해 “지난 대선 때 1600만표 이상의 국민 마음을 얻었던 이 전 지사는 이번 보궐선거나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승리를 위해 같이 참여해야 한다”면서 이재명 전 지사의 보궐선거 출마 명분 쌓기에 나섰다. 다만 “그 형태를 어떤 식으로 할 것인지는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민주당 내에서는 이재명 전 지사의 차출설에 대해 대체로 부정적이었다. 대선 패배 후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 다시 정치적 활동을 펼치기에 다소 명분이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친이재명계 핵심 멤버로 알려진 김남국 의원은 지난달 25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선 치르는 동안 (이재명 고문은) 모든 에너지를 다 소진했다”며 “언론에 나올 때마다 정치적 일정에 대해서 물어보시는데 그런 계획이 전혀 없다”고 일축한 바 있다.

하지만 경선을 통해 현직 의원이던 송영길 전 대표가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되자 분위기가 급변했다. 최근 실시된 다수의 여론조사에서 송영길 전 대표와 오세훈 서울시장의 맞대결에서 완패하는 걸로 나왔고, 검찰의 수사·기소권 분리 법안 단독 처리 등으로 민주당에 대한 국민적 여론이 좋지만은 않은 상황에 거물 인사의 등장으로 지방선거에서 반전의 계기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민주당 관계자는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아직 당내에서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면서도 “지방선거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조심스럽게 이재명 차출설이 조금씩 나오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도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의 보궐선거 출마를 바라고 있다. 최근 김은혜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나서면서 지역구이던 ‘분당갑’이 공석이 됐고, 비중 있는 후보를 물색 중에 안 후보 이름을 오르내리고 있다. 안 위원장은 전날 장제원 비서실장과 비공개 회동에서 ‘분당갑’ 출마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 집권 초반 주도적인 국정운영이 필요한 가운데 크게 힘을 받지 못할 우려가 점쳐지자 지방선거 완승으로 분위기 반전에 나서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 지난 대선이 일방적인 우위가 아닌 박빙의 승부로 마쳐지면서 윤석열 당선인의 국정 운영에 긍정 평가가 기대보다 높지 않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4월 4주차(25일~29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16명을 대상으로 ‘윤 당선인의 국정수행 전망’을 조사한 결과 ‘잘할 것’이란 응답은 49.7%를 기록했다. 2주 연속 윤석열 차기정부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정평가가 50% 아래를 밑돌았다. 

이재명 전 지사와 안철수 인수위원장의 출마 가능성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은 다소 엇갈렸다. 두 사람 모두 보궐선거에 나설 거란 분석이 있는가 하면, 출마 명분을 이유로 안철수 인수위원장만 출마할 거라고 본 전문가도 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대선 이후 치러지는 지방선거는 보통 국민적 집중도가 낮은데 올해 대선이 워낙 박빙의 승부가 된 까닭에 이번 지방선거는 국민적 관심을 끌고 있다”며 “보궐선거에서는 출마자의 본인 의사가 가장 중요하나 이번에는 당의 승리를 위한 역할론 등이 제기되면서 차출적인 성격이 더욱 크다. 이러한 당내 요구는 시간이 갈수록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홍 소장은 이재명 전 지사의 계양을 출마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그는 “정치적 배경만을 따졌을 때는 이재명 후보의 분당갑 지역구 출마가 예상되지만 굳이 이 지역에 출마해 안철수 후보와 맞대결하면서 정치적 입지를 키워줄 필요가 없다”면서 “5년 후 대선을 고려한 외연 확장 측면에서도 계양을 출마를 선택할 확률이 더욱 크다”고 설명했다. 

배종찬 정치평론가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선거 출마를 위해서는 명분과 여론, 미래가 중요한데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는 대선 이후 불과 두 달 여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 출마 명분이 부족하다”면서 출마 가능성이 크진 않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당의 요구에 따라 출마하게 된다면 분당갑 지역구로 나서야 명분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전 지사가 원내진입을 목표로 출마할 수는 있지만 분당갑이 아닌 계양을 지역구에 나선다면 이 또한 꼼수라는 비판에 직면할 것”이라며 “안철수 인수위원장의 출마가 유력한 분당갑 맞대결이 성사되지 않는다면 여러모로 곤란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황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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