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미국인인 K팝 가수 알렉사가 1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 올랐다.
알렉사는 할리퀸을 연상시키는 모습으로 이날 시상식에 등장했다. 검은 드레스 차림에 파란색으로 염색한 머리카락을 양 갈래로 높게 묶었다. 그가 우승한 NBC 방송사 오디션 프로그램 ‘아메리칸 송 콘테스트’ 속 결승 무대 ‘원더랜드’(Wonderland)를 떠올리게 하는 스타일이었다. 시상식 측은 “오클라호마에서 온 K팝 가수”라고 알렉사를 소개했다.
객석에서 나타난 알렉사는 “‘아메리칸 송 콘테스트’에서 우승하게 돼 너무 신난다. 내 노래로 여기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 오르는 날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앞서 외신은 알렉사가 이 시상식에서 축하 공연도 펼친다고 보도했으나, 현지 방송국 사정으로 아쉽게도 이는 성사되지 못했다고 소속사는 설명했다.
알렉사는 미국으로 입양된 한국인 어머니와 러시아계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영화 ‘미나리’ 촬영지로 유명해진 오클라호마주 털사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다. 동네에서 유일한 아시아계였다는 그는 인종차별을 겪으면서도 K팝을 들으며 힘든 시간을 견뎠다고 한다. 2017년 미국 K팝 사이트인 ‘숨피’가 주최한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우승했고, 이후 한국에 와 K팝 기획사 관계자들을 만날 기회를 가졌다.
알렉사가 한국 활동을 제대로 시작한 건 2019년 Mnet ‘프로듀스48’에 출연하면서다. 일본 출신인 마츠이 쥬리나, 그룹 프로미스 나인 멤버 장규리 등과 한 팀이 돼 무대를 준비했으나, 무릎에 부상을 입는 불운을 겪었다. 알렉사는 고통을 참아가며 무대를 꾸몄지만 84위로 탈락했다.
그는 같은 해 노래 ‘밤’(Bomb)으로 정식 데뷔해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활동했다. ‘아메리칸 송 콘테스트’를 마친 뒤에는 NBC ‘켈리 클락슨 쇼’에 출연하는 등 현지에서 팬들을 만나고 있다. 알렉사는 조만간 귀국해 한국 취재진과도 만날 예정이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