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은 한미정상회담 이후 반도체·전기차 기업들의 설비투자(Capex) 계획이 추진됨에 따라 주식시장에서 기대할 수 있는 것은 관련 업종 내 중소형주의 수혜 가능성이라고 23일 진단했다.
KB증권 하인환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경제안보·기술동맹' 확대 발전을 위해 바이든 대통령이 원한 것은 한국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기업들의 미국 내 Capex 투자일 것”이라면서 “일부 기업들이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는 투자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KB증권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탈세계화가 본격화되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새로운 세계화를 준비하는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의 행보에 관심 가질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하 연구원은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화는 여러 형태를 거쳐왔다. 새로운 세계화에서 최대 수혜국가가 될 조건은 비메모리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 핵심기술을 생산할 능력을 갖췄는지 여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투자증권은 한미정상회담 기대효과가 예상되는 산업으로 반도체와 자동차, 배터리 등을 꼽았다.
한국투자증권 김대준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이번 주 주식시장은 한미정상회담 내용을 빠르게 반영할 전망”이라면서 가장 주목할 산업은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원전, 방산, 우주, 기계 등”이라고 밝혔다.
이어 “반도체는 미국 중심 공급망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진할 수 있다”며 “자동차와 배터리는 현지 투자를 통해 북미 시장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원전, 방산, 우주, 기계 등 한미정상회담에서 거론된 산업도 미국의 원천 기술 지원을 받으면서 발전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김 연구원은 “바이든 대통령 행보 하나하나가 중요한 단서다. 과거 정상들과 달리 바이든 대통령은 경제 행보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방한 첫날인 지난 20일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을 방문했다. 둘째 날에서는 기념 만찬에서 경제계 인사를 만났고, 마지막 날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에게서 50조달러 추가 투자를 받아냈다.
윤석열 대통령과는 정상회담을 진행한 뒤 첨단 반도체, 친환경 전기차용 배터리, 인공지능(AI), 양자기술, 바이오기술 등에서 민관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또 김 연구원은 “외환시장과 관련해 긴밀한 협력을 약속한 점도 한미 양국 중앙은행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하나의 이벤트지만 추후 외환시장 안정화 논의가 가능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재 나타나는 환율 급등세는 일정 부분 진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풀이했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일 방한해 사흘 일정을 모두 소화하고 22일 일본으로 출국했다.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