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9시 57분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네이버는 전 거래일 대비 2.7% 하락한 27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19일 장 초반에는 26만65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높아지는 인플레이션 압력과 금리 상승, 경기둔화 우려가 겹치면서 단기간 반등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김성환 연구원은 네이버 등으로 대표되는 기술주의 약세에 대해 “인플레 압력과 금리 상승 우려가 매도세의 주된 배경”이라면서 “리오프닝으로 비대면 수요가 약화하면서 플랫폼 성격의 비대면 수혜주들은 올해 상반기 성장세가 확연히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다소 부진했던 1분기 실적도 주가 하락에 영향을 줬다. 네이버의 1분기 매출은 1조8452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4.3% 줄었고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보다 14.1% 줄었다. 카카오 역시 1분기 매출이 1조6517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8% 감소해 5년간 이어오던 성장세가 멈췄다.
최근 네이버 임원들이 2019년에 부여된 스톡옵션을 행사해 주식을 매도하기 시작하면서 27만원선이 깨질 것이라는 우려도 커졌다. 임원들이 2분기에 행사한 물량은 5만9950주, 매도한 금액은 30억원에 달한다. 또 2분기에 행사된 물량 중 아직 시장에 풀리지 않은 주식이 136억원, 행사할 수 있는 스톡옵션이 1920억원어치 남아있는 만큼 스톡옵션발 오버행 우려도 제기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정석근 네이버 클로바CIC(사내독립기업) 대표 등 임원 4명은 지난 18일과 19일 2거래일에 걸쳐 네이버 주식 5403주를 장내매도했다.
매도량은 정 대표가 3150주로 가장 많았고 비등기임원인 책임리더 3명은 각각 1500주와 1000주, 200주를 장내 매도했다. 이들이 주식을 매도해 챙긴 금액은 총 14억8685만원이다.
지난 11일에는 책임리더 A씨가 네이버 주식 2000주를 주당 27만5000원에 장내매도, 5억5000만원을 챙겼다. A씨가 매도한 주식은 지난 4월 13일 스톡옵션을 행사해 수령한 물량이다.
A씨와 같은날 스톡옵션을 행사한 B씨는 지난 4월 18일 스톡옵션 행사물량 3000주를 전량 매도했다. B씨의 처분단가는 주당 31만2000원으로 총 9억3600만원 규모였다. 이들이 행사한 스톡옵션은 2019년 3월 부여된 물량이다. 당시 네이버는 행사가격 13만1000원의 스톡옵션을 임원 110명에게 25만6683주, 직원 471명에게 49만5000주 부여했다. 행사가능기간은 지난 3월 22일부터 시작됐다.
스톡옵션 행사기간이 도래한 만큼 네이버 임직원들의 스톡옵션 행사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실제로 네이버 임직원들은 지난 4월부터 2019년 부여된 스톡옵션을 꾸준히 행사하는 중이다. 4월에는 31명이 총 4만6050주를, 5월에는 11명이 1만3500주를 주당 13만1000원에 수령했다. 행사가능기간이 시작되고 2달 만에 2019년 부여 물량의 8%에 달하는 5만9550주가 교부됐다.
스톡옵션 행사가 이어지면서 스톡옵션발 오버행 우려도 제기된다. 당장 2분기에 발행된 스톡옵션 주식 가운데 기매도 물량 1만400주를 제외해도 4만9150주가 시장에 풀릴 가능성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는 23일 종가(27만7500원) 기준으로 136억3912만5000원에 달하는 물량이다. 2019년에 부여된 물량 중 아직 행사되지 않은 69만2133주도 잠재적인 오버행 우려를 키우는 요소다.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