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남 국민의힘 수원시장 후보는 지난 20일 수원시기자단과 만난 자리에서 "시장 되면 반드시 수원군공항을 화성 화옹지구로 이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재준 더불어민주당 수원시장 후보 역시 지난 13일 "최근들어 분위기가 바뀌었다. 화성시장 후보들도 수원군공항 화성 이전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당진 등 다른 지자체에서도 군공항 유치를 바라는 것 같다"면서 "수원군공항을 반드시 화성 또는 다른 지역으로 이전시킬 수 있다"고 장담했다.
수원군공항 이전 문제는 그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10년 넘게 진척이 없다. 수원시는 공항협력국을 만들어 화성으로 이전을, 화성시는 군공항 이전 대응부서를 만들어 화성 이전 저지를 하면서, 두 시는 막대한 혈세와 인력을 투입하며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대치 중이다.
이제 수원군공항 이전 문제는 선거 공약의 단골 메뉴가 됐다. 수원의 정치인들은 선거철이 되면 너나 할 것 없이 '수원군공항 화성이전'을 공약한다. 그러다보니 이번에도 수원시장 여야 후보들은 어김없이 이 공약을 내세웠다. 그리고는 "나만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김용남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 김은혜 경기지사 후보를 내세우며 수원군공항 화성 이전을 자신했다. 그는 "국방부가 지금까지 꼼짝도 안했다. 화성시장이 누가 되든 잘 풀어갈 수 있다"면서, "군공항이 아닌 통합국제공항이 가고, 신도시 및 관광단지가 조성되기 때문에 화성시장이 이 제안을 안 받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방부를 움직이면 가능하다. 국방부를 움직이게 만들겠다"며, "윤 대통령도 약속했고, 국방부장관은 지금 대통령이 임명한 장관이기에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도 김은혜 후보도 수원군공항을 화성시로 이전하겠다고 꼭 집어 말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수원군공항 이전을 위한 중앙정부의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김은혜 후보는 지난 18일 경기도기자단에게 "저는 단 한 번도 특정 지역으로 이전하겠다고 말한 적 없다"고 선을 그었다.
화성지역 특히 화옹지구가 있는 서부지역 주민들은 여기저기에 수원군공항 화성 이전을 반대하는 현수막을 내걸고 결사항전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들은 수원시장 후보들의 공약에 대해 "그렇게 좋으면 수원시에 그런 것들을 조성하면 될 것을 왜 굳이 싫다는 화성에 주겠다는 것인지 상식적이지도 논리적이지도 않다"며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원시장 유력 후보들은 화성으로의 군공항 이전을 당연시하며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으려 애쓰고 있다. 지난번 선거때 김진표 의원이 공약한 '수원군공항 화성 이전'이 현재까지 답보 상태이듯, 자칫하면 이번에도 이들 후보의 군공항 화성 이전 공약(公約)은 그저 공약(空約)에 머무를 것이라는 우려를 일부 수원시민들은 하고 있다.
여야 유력 수원시장 후보들은 군공항 화성 이전을 공약으로 내세우기 전에 최소한 화성시장 후보들을 만나 사전에 충분한 대화를 나눴어야 했다. 그러지 않았기에 국민의힘 구혁모, 더불어민주당 정명근 화성시장 후보들 모두 "무슨 일이 있어도 수원군공항 화성 이전은 절대 불가하다"고 공약하고 있다.
수원=박진영 기자 bigma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