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순이익은 20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1% 줄었다.
영업수익(매출)은 426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981억원) 대비 28.6%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878억원으로 1년 전(5420억원) 대비 46.9% 줄었다.
두나무의 매출이 눈에 띄게 줄어든 건 가상화폐 투자 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업비트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기준금리 인상으로 가상화폐 시장의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면서 “거래량이 지난해에 비해 줄면서 수수료도 줄었다. 이에 따라 영업익과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빗썸을 운영하는 빗썸 코리아의 올 1분기 매출도 전년 대비 절반 수준에 그쳤다. 빗썸의 올 1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2496억)간보다 50% 감소한 1247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77% 감소한 508억원이다.
빗썸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 위험자산인 코인 자체의 거래량이 줄었든 게 매출에 영향을 키쳤다”고 말했다.
컴투스홀딩스 분기 보고에서 따르면 코인원의 1분기 매출은 123억원이다. 지난해 전체 실적의 십분의 일 수준이다. 당기순이익은 7억원에 불과하다.
가상화폐 거래소의 주요 수익모델은 거래 중개 수수료다. 각 거래소가 올 초 공개한 분기 보고에서 따르면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등 국내 4대 거래소의 수익의 99%가량이 거래수수료에서 발생했다.
별도로 분기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코빗도 최근 거래대금이 감소하면서 실적이 악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코빗 관계자는 “최근 거래량이 줄면서 수수료 수익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올해 광고를 온에어하면서 이에 대한 비용처리도 꽤 클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7일까지 일일 거래대금이 6억8800만달러에 그치면서 올 2분기 실적 역시 지난해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비트코인의 하루평균 거래대금 또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1월에는 8억9000만달러, 2월이 9억4000만달러, 3월은 8억7800만달러, 4월에는 6억7700만달러 등 10억 달러 이상을 넘어서지 못했다.
한 가상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의 2분기 실적 또한 안 좋을 것으로 보고 있다”라면서 “투자심리 위축과 루나-테라 사태가 맞물리면서 1분기 실적과 비슷하거나 그보다 악화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올해 1분기 실적이 다소 선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다른 가상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특히 거래가 많았던 지난해와 비교하다 보니 실적 감소 폭이 큰 것”이라면서 “2020년과 비교하면 올 1분기 매출은 잘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