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4대 금융지주의 예상 실적 리포트가 발간되고 있다. 금리상승기 이자이익 확대가 이어지면서 호실적이 이어질 것이란 예측이 압도적이다. 다만 채권가격의 하락 등으로 그간 실적 향상에 효자 노릇을 하던 보험·증권사 등 비은행계열사들의 어려움도 상존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국민, 신한, 우리, 하나)의 올해 2분기 합계 순이익 전망치는 4조3041억원으로 집계됐다. 해당 수치는 지난해 2분기 4대 금융지주 합계 순이익(4조1258억원)보다 4.3% 증가한 수치다.
개별 금융지주별로 예상 실적을 살펴보면 KB금융의 2분기 영업실적 추정치는 ▲매출 4조5090억원 ▲영업이익 1조9484억원 ▲순이익 1조3543억원 규모로 나타났으며, 신한금융은 ▲매출 4조3450억원 ▲영업이익 1조7591억원 ▲순이익 1조4048억원으로 예상됐다. 특히 신한금융은 지난달 초 여의도 증권사옥 매각을 진행함에 따라 약 4600억원 가량의 일회성 이익이 2분기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신한금융의 2분기 순이익은 1조7000억원으로 KB금융의 예상 순이익을 뛰어넘게 된다.
하나금융의 경우 ▲매출 3조2680억원 ▲영업이익 1조3414억원 ▲순이익 9870억원을, 우리금융은 ▲매출 3조880억원 ▲영업이익 1조1594억원 ▲당기순이익 8497억원으로 각각 추정됐다. 이 중 순이익 전망치가 가장 높은 곳은 우리금융으로 7.9%로 가장 높을 것이라 예상됐다. 이어 ▲KB(6.9%) ▲하나(4.7%) ▲신한(-0.6%) 순으로 이어졌다.
이처럼 금융지주사들이 2분기에도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이라 예측되는 이유는 올해가 ‘금리상승기’라서다. 기준금리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약 5차례 상승하면서 은행들의 예대금리차가 계속 확대되고 있기 때문. 예대금리차가 커질수록 금융사들의 순이자마진(NIM)은 상승하게 된다.
실제로 국민은행의 올해 1분기 예대금리차는 2.02%p를 기록했다. 예대금리차가 2%p를 넘긴 것은 2014년 4분기(2.04%p) 이후 처음이다. ▲신한(1.87%p) ▲우리(1.83%p) ▲하나(1.82%p) 은행들도 같은기간 대비 예대금리차가 0.16~0.22%p 씩 증가했다.
다만 호실적이 무조건 장담되는 것은 아니다. 금리인상기 리스크 대비를 위한 대손충당금 적립이 점차 늘어나고 있어서다.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총대손충당금잔액을 부실채권으로 나눈 금액으로, 은행이 부실채권 리스크를 대비해 쌓는 자금의 비율을 의미한다. 적립이 늘어날 수록 은행의 순이익이 감소하게 된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2일 발표한 ‘3월말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월말 대손충당금적립률은 181.6%로 전분기말(165.9%) 대비 15.7%p 상승했다. 전년동기(137.3%) 대비 44.3%나 늘어난 셈이다.
하지만 국내은행 부실채권비율은 0.45%로 전분기말(0.50%) 대비 0.05%p 떨어졌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0.17%p 하락했다. 은행들이 부실채권비율이 낮아졌음에도 대손충당금을 늘리는 것은 그간 미뤄졌던 소상공인 코로나19 대출만기가 다가오지 않은데다가, 해당 채권들의 부실비율이 얼마나 되는지도 제대로 파악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금리 인상에 따른 채권 가격 하락 등으로 금융지주의 증권과 보험 등 비은행 부문 실적 부진이 이어질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보험업계의 저축성보험과 변액보험 실적 감소와 채권 이익 하락 등으로 업권 전체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며 “지난해 실적 향상에 큰 기여를 했던 비은행계열사들의 부진을 은행들이 메워주는 모습이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