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총파업 엿새째…오늘 오후 대화 나선다

화물연대 총파업 엿새째…오늘 오후 대화 나선다

부산항 컨테이너 반출입량 4분의 1로 내려앉아
경제계 “화물연대 파업 장기화에 막대한 피해…즉각 중단해야”

기사승인 2022-06-12 13:40:17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전면·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 7일 오전 경기 의왕시 의왕ICD 제1터미널에 화물차들이 주차돼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의 총파업이 엿새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와 화물연대가 사태 해결을 위한 대화에 나선다.

12일 정부와 화물연대는 이날 오후 2시 정부세종청사에서 4차 교섭을 재개한다. 국토부는 지난 9일 화물연대와 대화를 시작해 전날까지 세 차례 교섭을 진행한 바 있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의 일몰 폐지와 전 차종·품목 확대, 유가 대책 마련 등을 요구하며 지난 7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했다. 안전운임제는 화물 기사들의 적정임금을 보장해 과로·과적·과속을 방지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된 제도로, 2020년부터 3년 일몰제로 시행돼 올해 말 폐지를 앞두고 있다.

화물연대는 일몰 조항 폐지는 물론 컨테이너와 시멘트 품목 이외 모든 차종과 모든 품목으로 안전운임제를 확대 적용해달라고 요청 중이다. 반면 정부는 운송사업자와 화주 등 다른 이해당사자의 의견도 수렴해야 하기 때문에 제도 개선에 대한 확답을 주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양측은 전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30분까지 10시간 넘게 화물연대와 협상을 벌였으나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협의가 성과 없이 끝난 뒤 양측은 각자 보도자료를 내고 협상 결렬의 책임을 상대방에 돌렸다. 국토부는 전날 실무협의 종료 후 “국토부는 화물차주에게 적정한 운임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며 국회 입법 논의 과정에서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지만 화물연대가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등 기존 입장만 되풀이해 결국 대화가 중단됐다”고 주장했다.

화물연대는 “국토부가 제시한 협의안에 대해 일부 지점을 열어놓고 절충점을 찾고자 했으나 국토부가 내부 논의 후 상호 절충지점을 무시하고 처음 안보다 후퇴한 안을 가지고 와 수시간 넘게 이어진 교섭에서 진전된 내용을 막판에 원안으로 돌렸다”며 상반된 입장을 밝혔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전면·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 7일 오전 경기 의왕시 의왕ICD제1터미널 앞에서 열린 '화물연대 16개 지역본부 동시다발 총파업 출정식'에서 서울경기지부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총파업이 장기화되면서 파업 참여 인원은 다소 줄었지만, 전국 곳곳에서는 물류 운송 차질로 인한 피해가 커지고 있다. 

수도권 주요 물류거점의 경우,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ICD)의 컨테이너 반출입량이 지난 10일 기준 전월의 10분의 1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인천항은 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부산항과 울산항 등은 일부 항만에서 국지적으로 운송 방해 행위가 있어 평시보다 반출입량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부산항은 전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컨테이너 반출입량이 7268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에 그쳐 지난달의 33.6% 수준으로 떨어졌다.

포스코 등 철강업계의 경우 전날 포항에서 벌어진 집회로 육송 물량 2만t이 출하되지 못했다. 화물연대 포항본부 조합원 500여명이 포스코 3문과 운송업체 앞 등 포항, 경주 등 10여 곳에서 집회를 한 영향이다.

울산 산업단지도 사정은 비슷하다. 전날 기준 1400여명이 파업에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석유화학 자동차 등 주요 제조업 생산 현장에서 파업에 따른 자재·부품 수급 중단 등을 우려하고 있다. 조선 건설 등 다른 업종 업체들도 긴장하고 있다. 파업 장기화 후 재고가 바닥나면 부품 공급 차질 등 2차·3차 피해가 확산할 수 있는 탓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전면·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 7일 오전 경기 의왕시 의왕ICD제1터미널 앞에서 열린 '화물연대 16개 지역본부 동시다발 총파업 출정식'에서 서울경기지부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파업 현장에서도 크고 작은 충돌도 빚어졌다. 경찰청에 따르면 화물연대 총파업이 시작된 지난 7일부터 11일 오전 7시까지 업무방해 혐의를 받는 조합원 43명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지난 10일 오전까지 체포 인원은 30명이었으나 이날 오전 부산 신항삼거리에서 도로를 점거하고 시위를 벌이다 경찰 부대원 등을 다치게 해 연행된 6명을 포함해 하루 새 13명이 더 체포됐다. 부상한 경찰관 2명은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국토부는 부산과 경남 진해 등의 지역에서 화물연대 조합원이 정상 운행 중인 화물차량에 돌과 달걀, 페인트 등을 투척하는 불법행위가 있었다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자동차, 철강, 시멘트 등 일부 품목에서 생산·출하량이 감소하는 등의 차질이 발생하고 있으나, 긴급 물량은 경찰의 보호를 통해 반출하고 있고, 기업별 자체 운송인력 투입, 정부의 비상수송대책 등을 통해 물류피해 최소화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경제계는 화물연대의 파업으로 산업 전반에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즉각적인 파업 중단을 촉구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6대 경제단체와 업종별 협회 등 총 31개 단체는 이날 공동 입장문을 발표하고 “화물연대는 우리 국민의 위기 극복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지 않도록 집단운송거부를 즉각 중단하고 운송에 복귀해야 한다”고 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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