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금산분리’ 규제 완화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융권에선 그간 핀테크 업권과 경쟁구도에서 뒤쳐져왔다는 평가가 많은 만큼 금산분리 규제가 완화된다면 금융사 차원의 경쟁력을 상승시킬 수 있다는 호의적인 시선이 많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가 기업 활동의 발목을 잡는 규제를 철폐하기 위해 이달 중 ‘경제 분야 규제혁신TF’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구체적인 규제 혁신안은 다음 주 발표될 예정이다. 해당 혁신안에는 금융부문도 포함됐는데, 금융업계에서는 ‘금산분리’를 다루는 내용이 들어갈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앞서 김주현 금융위원장 후보는 금융업권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금산분리’ 개선을 검토하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김 후보는 “지금 산업구조와 기술의 변화를 보면 과거부터 쭉 해 오던 금산분리 적용이 맞는 것인지, 개선할 필요가 있는지 검토할 시점”이라며 “핀테크 산업의 발전을 지속 지원하고, 금융산업 전반에 걸쳐 ‘디지털 혁신’이 촉진될 수 있도록 관련 규제·법제 개편을 추진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금산분리는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를 뜻하는 줄임말로 금융자본인 은행과 산업자본인 기업 간의 결합을 제한하는 것을 말한다. 한국에선 대표적으로 ‘비금융 회사가 은행 지분을 4% 이상 보유할 수 없다’는 ‘은산분리’ 원칙이 적용되고 있다.
현재 금융당국은 은행연합회를 필두로 금융협회 등과 TF를 구성하고 각 협회에 업권별 법 개정에 필요한 연구 용역을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연합회는 은행법 개정 과정에 보다 전문적인 연구 결과가 포함될 수 있도록 외부에 추가 연구 용역을 맡겼다.
금융권에선 규제 완화가 진행된다면 금융회사의 비금융산업 진출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춰주고, 비금융회사가 금융회사 보유 지분 한도 및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 비율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 보고 있다.
사실 금융사들은 비금융산업에 진출하고 있지만 ‘시한부’에 놓여있는 상황이다. KB국민은행의 알뜰폰 사업인 ‘리브엠’이나 신한은행의 배달앱 사업 ‘땡겨요’가 있다. 하지만 이들은 혁신금융서비스에 선정된 것이라 약 5년 뒤 당국으로부터 혁신성을 인정받지 못하면 더 이상 사업을 이어나가지 못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그간 은행들이 비금융산업에 진출하기 쉽지 않다 보니 예대마진에만 의존하는 경향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혁신금융서비스로 진출한 사업들도 장기적인 수입을 확보하기 보다 정책 부응과 실험적 성격이 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산분리 완화가 진행된다면 금융업권 차원에서 적극적인 비이자수익 확보를 위한 투자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