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불어닥친 징계 바람...정치 지형 변화 예고

여의도 불어닥친 징계 바람...정치 지형 변화 예고

국민의힘, 사상 초유 당대표 징계...당 이미지 타격·조기 전당대회 가능성↑
민주당, 박지현 전당대회 출마 시사...노선 투쟁 심화될 듯

기사승인 2022-06-22 23:42:58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쿠키뉴스DB

여의도에 불어닥친 윤리 징계 바람에 따라 여야 양당의 파장이 예상된다. 각 당의 징계 결은 다소 다르지만, 당의 정치지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거란 점에서는 공통점을 가진다.

23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여야 각 정당은 이례적으로 윤리위원회를 연이어 개최했다. 민주당은 ‘짤짤이’ 발언으로 성희롱 논란을 일으킨 최강욱 의원에 대해 6개월 당적 정지라는 징계 결정을 내렸고, 이준석 당 대표는 22일 열린 중앙윤리위 징계에 대한 심의가 진행 중이다. 최종 징계 수위가 결정되진 않았지만, 중징계가 예측된다.

여야 양당의 윤리위의 징계에 따른 당 안팎의 파장은 적지 않을 걸로 보인다. 

우선 국민의힘은 사상 초유의 당대표 징계라는 상황에 따라 당의 역학 관계가 요동칠 걸로 보인다. 또 최악 경우 30대 젊은 당대표 선임으로 얻은 젊은 개혁 정당으로서의 이미지도 잃을 가능성이 크다.

이준석 대표가 성 납을 받았는지 대한 직접적인 윤리위 판단은 아니지만, 공당의 당대표가 성상납 의혹에 연루돼 명예를 실추시켰단 점에서 당원권 정지 이상의 징계가 나오면 이 대표의 정치적 생명은 사실상 끝날 걸로 보인다.

경고 수준의 경징계가 나와 당대표직을 유지할지라도 이준석 당대표 개인이나 국민의힘 당 차원의 이미지 훼손은 불가피하다.

장성철 대구가톨릭대 특임교수는 쿠키뉴스와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의 경우 이준석 당대표가 징계를 받아 당대표직을 그만두게 되면 당내 역학 관계와 국민의 지지에 상당한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특히 20·30대의 지지율이 빠질 수밖에 없고, 탈당 러시가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이어 “또 국민의힘이 뼈 아픈 지점은 이준석이라는 젊은 정치인을 잃는 것”이라며 “이준석을 당대표로 내세워 ‘개혁’ 이미지를 선점했는데 그 이미지를 뺏길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22일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열리고 있는 국회 모습.   사진=이승은 기자

민주당도 두 달 앞으로 다가온 8월 전당대회에 여파를 미칠 걸로 보인다. 지선 패배에 책임을 지고 사퇴한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은 최 의원의 윤리심판원 징계 결정에 대해 환영의 의사를 표하면서 당내 갈등 조짐이 다시 감지된다.

우상호 비대위 출범에 따라 일단 외부적으로 불거지던 갈등이 수면 아래로 잠재워지긴 했지만, 최 의원 징계에 대해 공방이 이어진다면 수면 아래로 감춰진 갈등과 분열은 다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최 의원은 징계에 대해 재심을 신청하면서 당내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실제로 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최강욱 의원에 대한 징계 환영 의사표시에 불만을 가진 일부 지지자들은 여러 경로를 통해 박 전 비대위원장에게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또 징계를 내린 윤리심판원 구성원이 누구인지 찾기에 몰두하면서 문자 테러 등을 감행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또 최강욱 의원이 징계에 대해 재심을 신청하면서 우상호 비대위 출범으로 잠잠해지던 당내 갈등은 다시 부상할 걸로 보인다. 

또 22일에는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 박 전 위원장을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과 무고 혐의로 경찰 고발했다. 이들은 “공당의 대표자라면 당내 성비위 의혹이 터졌을 때 가해자와 피해자 양측의 말을 편견 없이 들어야 한다”면서 ”박 전 위원장은 최 의원의 발언에 대해 ‘성희롱’ ‘성폭력’ 등의 단정적 표현을 사용하면서 강력히 징계해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공개적인 방법으로 지속적, 반복적으로 유포했다”고 고발 이유를 밝혔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말에 대해 서로 오해가 있을 수 있음에도 여성 비하 차원에서 고발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일종의 해프닝으로 끝날 수 있는 일인데 당내 정치 문제로 비화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이 전당대회에 나서게 되면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장성철 교수는 “최근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은 전당대회 나가려는 걸로 보여진다”며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이 옳으냐 최강욱이 옳으냐 노선 투쟁이 심하게 나올 것 같다”고 해석했다.

이어 “만약 박지현 전 위원장이 전당대회에 나서 최고위원이 되느냐 또는 몇 등이 되느냐에 따라 민주당을 바라보는 국민적 시선도 달라질 수 있다”며 “상황에 따라선 팬덤 정치에 매몰된 평가와 낙인이 찍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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