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말 보험사 RBC(지급여력) 비율이 지난해 말보다 36.8%p 하락한 209.4%로 집계되면서 보험업계의 재무건전성이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상승으로 매도가능증권평가이익이 크게 감소하면서 가용자본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29일 공개한 ‘2022년 3월말 기준 보험회사 RBC 비율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대비 생명보험사 RBC비율은 208.8%로 전분기말 대비 45.6%p 감소했다. 손해보험사 RBC비율은 210.5%로 같은기간 20.9%p 줄었다.
RBC 비율은 고객이 보험금 지급 요청을 했을 때 보험사가 지급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를 말한다. 보험사 재무건전성을 측정하는 지표로 사용되며, 보험업법에서 100% 이상을 유지하도록 규정했다. 금융감독원의 경우 보험사들에게 150% 이상을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RBC 비율이 하락한 원인은 보험사들이 자산의 상당량을 유가증권(채권·주식)으로 보유하고 있는데, 최근 금리가 상승하면서 손실을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3월말 기준 보험사의 가용자본은 136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25조3000억원 감소했다. 금리 상승에 따른 매도가능증권평가이익이 20조7000억원 감소하는 등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이 23조1000억원 줄어들었다.
여기에 요구자본도 65조1000억원으로 같은기간 6000억원 감소했다. 보유보험료 증가에 따른 보험위험액이 3000억원 늘어났으며, 운용자산이 30조8000억원 줄었다.
금감원은 최근 금리 상승에 따른 보험사 RBC 비율 하락에 대응해 ‘책임준비금 적정성 평가제도(LAT)’ 잉여액의 40%를 자본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조치는 이달말 기준 RBC 비율 산출시부터 적용된다.
금감원은 관계자는 “3월말 보험사 RBC비율이 큰 폭으로 하락했으나, 여전히 규제비율을 상회하고 있다”며 “RBC 비율 완충방안으로 상당 폭 개선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