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국내 금융주 시가총액 1위를 기록했던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국내 주가가 휘청거리는 가운데 카카오뱅크의 라이벌인 케이뱅크가 IPO(기업공개) 자신있게 출사표를 던졌다. 다만 이를 두고 금융권에선 흥행 성공 가능성을 두고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하고 기업공개(IPO) 일정을 시작했다. 케이뱅크의 상장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JP모건, 씨티 증권이며, 공동 주관사는 삼성증권이다.
일반적으로 IPO 일정은 한국거래소가 신청 후 심사 지연 사유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45영업일 이내로 예비심사가 떨어진다. 예비심사가 통과된다면 연말 즈음에는 코스닥에 상장이 될 전망이다.
케이뱅크가 자신있게 기업공개에 나선 것은 최근 흑자전환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그간 케이뱅크는 출범 이후 줄곧 적자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224억원의 순익을 올리며 4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여기에 더해 올해 1분기 지난해 연간 실적을 뛰어넘는 245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면서 흑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케이뱅크는 올해 1분기 순이자마진(NIM)은 2.34%로 은행권 최고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현재 시장에서는 케이뱅크 가치를 6~8조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기준으로 케이뱅크의 주당순자산비율(PBR)을 각각 3.5배, 4.3배로 산정했다.
이처럼 케이뱅크가 순차적인 IPO 계단을 밟고 있지만, 업계에선 흥행 여부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를 제기하고 있다. 앞서 카카오뱅크가 IPO 이후 증시 입성에 성공했지만, 최근 큰 폭으로 주가가 떨어지면서 맥을 못추는 선례가 있기 때문.
4일 기준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2만9450원으로 전일대비 450원 오른 채 장을 마감했다. 지난해 8월 상장한 카카오뱅크는 당초 상장 후 9만2000원까지 오르며 국내 금융주 중 시가총액 1위를 달성하기도 했지만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지금의 카카오뱅크 주가는 올해 초(5만9100원)와 비교해도 약 50% 이상 떨어진 상황이다.
카카오뱅크의 실적은 나쁘지 않다. 오히려 1분기 영업이익으로 전년대비 63.8% 증가한 884억원, 순이익으로 20.1% 오른 66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분기 ‘사상 최대’ 기록을 달성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카카오뱅크의 성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보고서가 발표되면서 투자자들의 투심은 얼어붙었다. 당초 카카오뱅크가 상장할 당시 카카오뱅크의 공모가는 3만9000원으로, 당시 업계에서는 외국계 핀테크 기업을 비교 기업으로 선정하면서 공모가 책정 근거를 밝혔다. 하지만 최근 카카오뱅크에서 나오는 수익이 대부분 이자수익이고, 이자수익마저도 중금리대출 확대 이슈를 만나며 수익성 둔화 우려도 함께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케이뱅크로선 IPO를 단행할 만한 이유가 있다. 케이뱅크는 공모 자금 용도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그간 케이뱅크의 발목을 잡아오던 ‘자본확충’ 문제에서 자유로워 질 수 있다는 이점이 있기 때문.
또한 ‘토스뱅크’라는 후발주자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토스뱅크는 현재 기업공개를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밝히지 않았지만 예대사업에서 이미 적자가 해소됐다고 밝힌 만큼 IPO자체는 언제든지 가능한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케이뱅크는 항상 자본부족 문제를 해소하는 것을 숙원으로 삼아온 바 있다”며 “선두주자인 카카오뱅크를 따라잡고 후발주자인 토스뱅크를 밀어내기 위해선 적극적인 영업이 필요한 시점인 만큼, IPO에 대한 꾸준한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