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소비자물가가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인 6.0%로 집계됐다. 이같은 ‘고물가’ 속 한국은행은 인플레이션 완화를 위해 기준금리 ‘빅스텝’을 단행할 것으로 금융권에선 보고 있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는 108.22(2020=100)로 전년 동기 대비 6.0% 상승했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인 지난 1998년 11월 6.8% 이후 23년7개월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며, 전월 대비 0.6% 증가했다.
지난달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도 전월 대비 0.4%, 전년 동월 대비 4.4% 올라갔다.
세부 사항을 살펴보면 ▲경유 50.7% ▲휘발유 31.4% ▲등유 72.1% 등 석유 상품 품목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또한 농축수산물 가운데 ▲배추 35.5% ▲수입소고기 27.2% ▲돼지고기 18.6% 등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처럼 인플레가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가운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p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할지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현재 금융권에선 인플레이션 압력을 감당하기 위해선 7월 금통위서 빅스텝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많다. 신영증권 조용구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6월, 7월 0.75%p, 9월 0.50%p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당분간 주요국의 가파른 긴축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음 달 한은 금통위의 0.5%p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은행이) 빅스텝을 기정사실화하지는 않았으나, 물가가 꺾일 때까지 금리 인상이 불가피한 점을 강조해 사실상 이를 대비시키는 수순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간에서도 비슷한 예측을 내놓았다. JP모간 박석길 금융시장운용부 본부장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한은이 7월 빅스텝에 이어 8·10·11월 기준금리를 0.25%p씩 추가 인상해 연말 기준금리가 3.0%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은은 빅스텝 여부에 대해 가능성은 열어두되, 확실한 언급은 피하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21일 “6월 물가 상승률이 6%대로 나오면 빅 스텝 가능성이 있나”는 질문에 “빅스텝은 물가 하나만 보고 결정하는 게 아니다”라며 “물가가 올랐을 때 우리 경기나 환율에 미치는 영향도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더구나 우리나라의 경우 변동금리부 채권이 많기 때문에, 가계 이자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금통위원들과 적절한 조합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