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여신금융업계 CEO들에게 리볼빙(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 제도가 불완전판매 소지가 있다며 관리 강화를 당부했다. 이와 함께 여신업계의 가계대출은 취약차주가 이용하는 고금리 상품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금리 상승 시 건전성이 저하될 우려가 있는 만큼 차주의 상환 능력에 맞는 대출을 취급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원장은 5일 서울 중구 다동 여신금융협회에서 열린 여신전문금융회사 CEO 간담회에서 “리볼빙은 취약차주의 상환부담을 일시적으로 줄여줄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금융소비자보호법상 금융상품에 해당하지 않아 불완전 판매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임영진 신한카드 대표,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 최원석 비씨카드 대표, 목진원 현대캐피탈 대표 등이 참석했다.
리볼빙은 신용카드의 결제금액 중 일부만 먼저 내고 나머지는 나중에 갚을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최대 5년간 이월이 가능하고 연체 처리가 안되다 보니 잘 이용하면 신용관리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리볼빙의 최대 금리가 18.52%에 달하는 카드사의 대표적인 ‘고금리 상품’이다.
현재 리볼빙 규모는 증가세를 그리고 있다. 비씨카드를 제외한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의 리볼빙 이월 잔액은 지난 5월 말 6조416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1월 말(5조9897억원)과 비교하면 반년 만에 7.1%(4266억원) 급증했다.
이 원장은 “금감원은 리볼빙 설명서 신설, 취약차주 가입 시 해피콜 실시, 금리산정내역 안내, 금리 공시주기 단축 등 리볼빙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개선방안 마련 전까지 고객에 대한 설명 미흡 등으로 인해 불완전 판매가 발생하지 않도록 자체적으로 관리를 강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여전사의 가계대출은 취약차주가 이용하는 고금리 상품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금리 상승시 건전성이 저하될 우려가 있다”며 “취약차주에 대한 고금리 대출 취급 시 차주의 상환능력에 맞는 대출취급 관행이 정착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달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 원장은 여전사의 유동성 리스크 관리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6월 이후 여전채 스프레드가 2020년 유동성 위기 당시 최고점인 0.92%p를 상회하면서 자금조달 여건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며 “여전사는 수신기능이 없기 때문에 유동성 리스크가 가장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위험이며 업계 스스로가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만기도래 부채를 자체적으로 상환할 수 있도록 충분한 규모의 유동성 확보가 필요하고, 자체적으로 보수적인 상황을 가정해 유동성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하고 비상자금 조달 계획도 다시 한 번 점검해야 한다”며 “단기 수익성 확보를 위한 무리한 영업 확장이나 고위험 자산 확대는 자제해 달라”고 강조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