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지난 8일 총에 맞아 사망해 일본 열도가 충격에 빠진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중국 정부가 애도의 뜻을 밝혔다. 반면 일부 중국인들은 아베 전 총리의 죽음을 축하하는 행사를 벌이는 등 사뭇 다른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11일 징저우칸·자유시보·삼립신문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중국의 한 클럽이 아베 전 총리의 사망을 축하한다는 내용을 전광판에 띄운 채 행사를 벌였다. 함께 공개된 영상에는 해당 클럽이 아베 전 총리의 얼굴을 합성한 캐릭터가 총에 맞는 장면과 그의 사진을 띄워놓고 DJ가 공연하는 모습, 시민들이 춤을 추는 영상이 담겼다.
이뿐만 아니라 전날 트위터에는 아베 전 총리가 숨진 뒤 “3일간 밀티크릴 하나 사면 하나는 덤을 준다” “아베 죽음을 축하한다” 등의 현수막을 걸고 영업하는 중국 상점들의 사진이 올라오기도 했다.
웨이보 등에도 중국 누리꾼 일부는 “(아베 전 총리 사망일)오늘은 좋은 날” “아베 전 총리의 죽음을 축하해야 한다” 등의 반응이 올라왔다.
삼립신문은 “중국의 심각한 반일 감정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이어 일본의 중국 경제 원조에 대해 거론하며 고인이된 아베 전 총리를 과도하게 조롱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국은 전쟁배상권을 포기한 뒤 경제협력(ODA) 방식으로 방향을 틀어 40년동안 3조6500억엔(약 35조원)을 받아냈다. 중국은 이를 종잣돈 삼아 일본을 앞질러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부상했다.
중국 내에서도 “고인 모독” “중국 이미지를 훼손한다”며 자조의 목소리가 나온다.
중국의 관영재체 환구시보의 후시진 전 총편집장은 자신의 SNS에 “아베 전 총리의 사망에 동정을 표한다”며 “어떤 이들은 ‘가짜 연민’이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여론의 장인만큼 이것이 중국 기자로서 공개적인 태도다. 더 많은 사람이 저를 이해하고 동참해주셨으면 한다”고 적었다.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9일 아베 전 총리 피격 사망과 관련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에게 개인 명의의 조전을 보냈다.
시 주석은 조전에서 “아베 전 총리가 재임 중 중·일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유익한 공헌을 했다.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슬픔을 느낀다”고 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