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1.75%에서 0.5%p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한은이 출범한 이래 빅스텝(기준금리 0.5%p 인상)은 처음 있는 일이다. 또한 지난 4월, 5월에 이어 이번달까지 세 차례에 걸쳐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올린 것도 한은 역사상 처음이다.
통화정책에 보수적인 모습을 보여오던 한국은행이 이처럼 기록을 갈아치울 만큼의 금리 인상을 단행한 것은 연 6%가 넘는 물가상승률과 4%에 육박한 기대인플레이션, 미국의 빠른 긴축 속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고물가 상황 고착을 막기 위한 빅스텝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한은은 이날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을 발표하면서 “국내외 경기 하방위험이 증대되었지만 높은 물가상승세가 지속되고 광범위해졌다”며 “단기 기대인플레이션도 크게 높아지고 있어 당분간 고물가 상황 고착을 막기 위한 선제적 정책 대응이 더욱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같은 물가와 경기 상황을 종합해볼 때, 경기 하방위험이 큰 것이 사실이나 아직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지금은 물가 상승세가 가속되지 않도록 0.50%p의 금리인상을 통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확산을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빅스텝 단행 배경을 밝혔다.
금통위는 “앞으로 물가가 상당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돼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며 “향후 금리인상의 폭과 속도는 성장·물가 흐름, 금융불균형 누적 위험,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를 포함한 해외경제 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금통위는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지난 5월 전망치(2.7%)를 다소 하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한국의 경제상황이 취업자수 증가와 민간소비 부문 회복세 지속 및 설비투자 부진 완화 등 긍정적인 요인이 존재하지만 주요국 성장세 약화의 영향으로 수출이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