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은 총재 “기준금리 2.25%, ‘중립금리’ 수준 아냐” [일문일답]

이창용 한은 총재 “기준금리 2.25%, ‘중립금리’ 수준 아냐” [일문일답]

시장 기준금리 기대수준 2.75%, 합리적이라 생각한다
한·미 금리역전 되도 이전 상황과는 달라

기사승인 2022-07-13 15:49:49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제공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금융통화위원회를 개최한 뒤 기준금리를 0.5%p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이날 이 총재는 현재의 기준금리인 2.25%가 아직 ‘중립금리’ 수준이 아니며, 0.25%p씩 1~2차례 가량 인상해야 중립금리 수준에 도달한다고 내다봤다.

‘중립금리’는 경제가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 압력이 없는 잠재성장률 수준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이론적 금리수준을 의미한다. 또한 현 시점에서의 기준금리(2.25%)는 아직 긴축재정 단계에 접어든 것이 아니며, 지금 시장의 기대수준이 2.75%라 생각하는 건 합리적이라 본다고 생각을 전달했다.

또한 최근 ‘자이언트 스텝’의 추가 단행이 예상되는 미 연준의 행보로 한국과 미국간 ‘금리역전’ 현상이 일어나고 달러유출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에 대해선 아직 ‘기우’라는 입장을 내비췄다.

다음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의 일문일답이다

이번 금통위에서 사상 처음으로 빅스텝을 밟았다. 추가 빅스텝 단행 여지가 있다면?

-우리 경제 성장 경로가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0.25%p씩 점진적으로 인상하면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다만 우크라이나 사태가 더 악화해 인플레이션이 더 가속하거나 경기 침체가 더 심화하게 되면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 그렇기에 빅 스텝을 안 하거나 언제 다시 할지에 대해서는 시장과 충분하게 소통했다고 생각한다.

현재 수준의 기준금리는 중립금리에 도달했다고 보는지 

-중립금리는 학술적인 개념인 데다 범위가 굉장히 넓다. 이날로 2.25%가 된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중립금리의 큰 범위에서 하단에 좀 더 가까워진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한두 번 기준금리가 더 오른다고 하더라도 긴축으로 보기엔 어렵지 않나 한다.

물가 상승의 최정점 시기를 예상한다면?

-올해 3분기 말에서 4분기 초로 본다. 이후에는 당분간 고물가가 유지되긴 하지만 완만하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국제 유가가 최근 100달러 아래로 내려오기도 했지만, 천연가스 가격은 오히려 오르고 있어 (물가 하락세가) 완만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은 연말 기준금리를 2.75%에서 3.00% 수준으로 기대하고 있다. 

-합리적이라고 본다. 예전에는 2.75%가 합리적이라고 말했는데, 물가 상승세가 큰 상황이다. 다만 대내외적 불확실성도 크기 때문에 주요 선진국들의 정책이나 유가 등을 봐야 할 것. 3.00%를 넘는 금리를 예상하는 것은 고물가가 고착화한다는 가정이 필요한데, 우리의 기본적인 전망은 그것이 아니다.

이번달 예정된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또다시 자이언트 스텝(0.75%p 인상)이 단행되면 한미 금리가 역전될 예정이다.

-연준의 큰 폭 인상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그러면 한미금리차가 역전되겠지만, 이 자체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과거 한미 금리가 역전됐을 때 0.50%p에서 1.00%까지 간 적도 많았다. 19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금융위기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 때문에 금리차를 심각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1.00%p까지 격차가 나면 어떡하냐 이런 것이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만 자본 유출, 환율 상승이 발생하는 것인지를 봐야 하는데 현재는 유로화, 엔화 등이 절하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예전과는 다른 상황이라고 봐주길 바란다.

19일 예정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과의 면담에서 한미 통화스와프에 대해 논의할 예정인지?

-한미 통화스와프는 재무부가 아닌 연방준비제도의 업무다. 다만 지난번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두 정상이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여러 방안을 고려하겠다고 말했기 때문에 외환시장 안정에 대한 사안은 자연스럽게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의 논의에서 오가지 않을까 기대한다.

국내 투자자들이나 대출받아 집을 사려는 '영끌족'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기준금리가 오르면 부동산이나 주식 가격은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20∼30대는 경제생활을 시작한 이후 이렇게 높은 인플레이션을 경험한 적 없었을 것이다. 현재 고물가 상황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이나 금리가 0∼2%, 3% 수준에서 장기적으로 머물 것 같다는 가정에서 경제활동을 하기보다는 다른 위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의사결정 하는 게 바람직한 상황이라는 조언을 하고 싶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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