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커’의 분노 “재경기, e스포츠 가치 떨어트려… 많이 실망했다” [인터뷰]

‘페이커’의 분노 “재경기, e스포츠 가치 떨어트려… 많이 실망했다” [인터뷰]

기사승인 2022-07-13 21:34:43
'페이커' 이상혁이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사진=문대찬 기자

“오늘 경기로 정말 실망했습니다.”

‘페이커’ 이상혁(T1)이 경기 내내 발생한 시스템 오류에 대해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T1은 13일 오후 5시 서울 종로 롤파크에서 열린 ‘2022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서머 스플릿 2라운드 한화생명 e스포츠와 맞대결에서 2대 1로 승리했다. T1은 4연승을 달리며 1라운드를 8승1패로 마무리, 2연속 우승을 향해 순항했다.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 임한 이상혁은 “1패를 하긴 했는데 강팀 상대로는 다 승리를 했고, 그래서 그 점에서는 만족스러운 것 같다”며 1라운드를 마무리한 소감을 밝혔다. 그는 “매치 패배가 많기도 하고 경기력도 들쑥날쑥한 점은 아쉬운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상혁이 걸어가는 길은 곧 LoL e스포츠의 역사다. 1라운드에는 통산 500승과 2600킬 기록을 세웠다. 이상혁은 “이번 1라운드 때 여러 가지 기록을 세우면서 당시엔 큰 감흥이 없었는데 1라운드가 끝나고 나니까 좋은 기록이었다는 게 실감이 나는 것 같다”며 “10년 가까이 게이머를 하고 있는데 과거에 선배 게이머 분들은 롱런하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 선배 분들이 닦아 놓은 그런 환경 덕분에 내가 이렇게 오랫동안 활동하면서 기록을 세울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몸을 낮췄다. 그러면서 “후배 게이머들도 나 같은 선수가 나올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혁은 현재 T1의 경기력이 만족스럽지 않다고 털어놨다. 그는 스프링 시즌 경기력의 80% 정도에 불과하다며 “시즌 초중반이라 여러 가지 시도들을 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도 경기력적으로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이날 경기에서 2경기 연속 ‘세라핀’을 뽑은 것에 대해선 “아무래도 예전에 즐겨 썼던 픽이어서 손에 잘 맞는 부분도 있다. 팀적으로도 최근 메타에 있어서 적합한 부분이 꽤 많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3세트 세라핀을 포기하고 ‘코르키’로 선회한 것에 대해선 “조금 더 캐리력이 있는 픽을 선택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상대 팀의 성향 드응ㄹ 생각했을 때도 세라핀보다는 다른 쪽이 좋다고 판단햇다”고 밝혔다.

이상혁은 최근 해외 팀들의 경기를 눈여겨보고 있다. 그는 “LPL(중국)을 많이 챙겨본다. 이번 메타에서 다양한 챔피언들이 나오고 지역 마다 해석이 다르기 때문에 밴픽적으로 유럽 경기도 챙겨보고 있다”며 “LPL에게 MSI 때 패배를 했을 때 RNG 운영이 굉장히 생각 이상으로 괜찮다고 느겼다. 그런 플레이들도 LPL 팀들을 보면서 조금씩 관찰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한편 이상혁은 이날 경기 세트 내내 발생한 시스템 오류에 실망감을 드러냈다. 특히 이날 3세트엔 강타 쿨타임 버그가 발생해 경기가 특정 시점으로 되돌려지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T1이 올린 득점이 전부 무효화됐다. 이상혁은 “1R 때 게임이 시작되지 않는 버그가 지속적으로 발생해 유감스럽기도 하고, 오늘 같은 경우나 지난 스프링 시즌에 버그가 발생했을 때 해결 속도가 사유에 비해 너무 길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로 인해 인게임에 영향을 받은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은 우리가 5킬을 선취했는데, 사유가 어떻든 재경기를 하게 된 점이 굉장히, e스포츠 선수로서도 그렇지만 팬분들이 보시기에 너무나 e스포츠의 가치를 떨어트리는 결과라 생각해 많이 유감스럽다”며 “최근 몇 년 동안 프로 선수로서 불편한 부분이 있었는데 해결해주지 않는 부분도 유감스럽고, 오늘 경기로 인해 많이 실망했다. 이런 부분을 e스포츠 팬들이나 (e스포츠) 발전을 위해 빨리 해결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상혁은 인터뷰를 마무리하는 순간까지도 주최사를 향한 비판을 이어갔다. “오늘 경기도 굉장히 길었고 문제도 많았는데 열심히 봐주신 팬들께 감사드린다. 게임사 같은 경우엔 팬들에게 앞으로 양질의 게임을 제공해줬으면 좋겠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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