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가 계속 오르고 있고 코로나19 재확산 속도도 빨라지면서 유통업계가 고심에 휩싸였다. 엔데믹 분위기 전환으로 살아났던 소비심리가 다시 위축될 수 있어서다. 여름철 일부 행사 등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취소되기도 하면서 업계가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15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4만266명으로 4만명을 넘어섰다. 전날보다 2906명 늘어난 수치다. 이는 지난 5월 11일 이후 63일 만에 발생한 최다 규모다.
확산 속도는 당초 정부 예상보다 빠르다. 정부도 이를 의식하고 사회활동 제한을 자율적으로 최소화하는 참여를 권고했다. 정부는 8월 중순에서 9월 말까지 하루 최대 20만명까지 나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국내에 급속도로 퍼지는 오미크론 하위변이인 ‘BA.5’ 바이러스는 면역회피성이 좋고 전파력이 강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원조 오미크론인 BA.1보다 전파력이 빠르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BA.1은 지난해 여름부터 겨울까지 유행한 델타 바이러스 대비 전파력이 2~3배 강하다. BA.5는 이보다 전파력이 더 빠르다는 보고가 있다.
엔데믹 전환 분위기에 잠시나마 들떴던 유통업계는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당초 업계는 장마가 끝나면 각 지역 축제와 본격적인 여름휴가철이 시작되는 만큼 매출 증진 기대감이 큰 상황이었다.
오비맥주·하이트진로·롯데칠성음료 등 주류업계는 8월까지 전국 각지에서 지역 축제와 뮤직 페스티벌을 후원하며 여름철 대목을 기대 중에 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재유행 조짐을 보이면서 3년 만에 열릴 예정이었던 ‘신촌물총축제’가 취소되면서 예고됐던 지역 축제들 역시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업계는 소비심리 위축을 우려했다. 물가도 고공행진중이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월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6%를 찍었다. 앞으로 7%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다행히 아직까지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타격은 없다. 해를 거듭하면서 코로나 공포 내성이 생겨서인지 크게 소극적이지 않은 소비활동을 이어가고 있다”면서도 “제일 큰 문제는 소비 심리 위축”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물가상승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 위험도도 커지면 아무래도 외부활동에 주춤할 수밖에 없고 기업 입장에서 매출 하락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 3년간 정부 지침에 따라 방역 시스템이 갖춰진 만큼 코로나19 대유행 때의 집단 감염 현상 가능성은 적을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다행히도 정부도 시민들의 자율성에 최대한 맡기는 방식으로 코로나 재확산 시기를 버티려는 것 같다”며 “아직까지 기업들 매출에 큰 영향은 없기 때문에 당분간 상황을 지켜봐야 알 것”이라고 말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