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비슷한 국정조사·국정감사, 성격·활동 확연한 차이 [쿡룰]

이름 비슷한 국정조사·국정감사, 성격·활동 확연한 차이 [쿡룰]

가습기 살균제·국정농단, 의혹 밝히기 위해 국정조사 실시
매년 열리는 정기 국정감사, 한국 의회의 고유 특성

기사승인 2022-07-19 06:30:07

매일 전해지는 정치권 소식을 보고 듣다 보면 ‘이건 왜 이렇지’ ‘무슨 법에 명시돼 있지’ 등등 많은 궁금증이 생깁니다. 정치와 관련된 소소한 이야기부터 이해하기 어려운 법조문까지. 쿠키뉴스가 쉽게 풀어 설명해 드립니다. 일명 ‘쿡룰(Kuk Rule)’

기획재정부 국정감사 모습.   사진=박효상 기자

우상호 비대위원장이 18일 윤석열 정부의 인사 참사와 관련해 국정조사에 나서자고 주장했습니다. 연이은 윤석열 정부 인사 논란에 대해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겠단 의도입니다. 그러면서 여권에서 최근 제기되는 탈북어민 북송 논란에 대해서도 함께 국정조사에 나설 걸 제안했습니다.

이 대목에서 갑자기 의문점이 생기시는 분들이 계실 겁니다. ‘국정조사’ 어디서 많이 들어본 것 같은데 이맘때 했었나 생각이 드신 분들이 계실 겁니다. ‘국정감사’, 우상호 비대위원장이 제안한 것은 ‘국정감사’가 아닌 국정조사입니다.

‘국정감사’와 ‘국정조사’ 대한민국 헌법이 보장하는 국회 고유 권한으로 국정 현안을 다룬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닙니다. 하지만, 미묘한 차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헌법 제61조는 ‘국회는 국정을 감사하거나 특정한 국정사안에 대하여 조사할 수 있으며, 이에 필요한 서류의 제출 또는 증인의 출석과 증언이나 의견의 진술을 요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비슷한 듯 보이지만, 구체적인 부분에서는 두 의정활동간 엄연한 차이가 존재합니다. 우선 우상호 비대위원장이 제안한 ‘국정조사’는 특정한 사안에 대해 청문회 형식으로 진행하는 비정기적인 의정활동입니다. 매년 열리는 국정감사와는 달리 특정사안에 대한 조사가 필요할 때 열립니다.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회 재적의원 사분의 일 이상 요구가 있을 때 국정조사가 진행되고, 이는 특별위원회 또는 상임위원회로 맡습니다. 또 국정조사의 범위를 특정해 해당 범위 내에서만 조사를 진행합니다. 

21대 국회에서는 국정조사가 실시된 적은 없습니다. 바로 직전 20대 국회에서는 두 차례 국정조사가 열렸는데 당시 국민적 공분을 샀던 ‘가습기 살균제 사고 진상규명과 피해구제 및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국정조사’와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가 각각 진행됐습니다.

국정조사와 달리 국정감사는 국민에게는 다소 친숙한 의정활동입니다. 매년 9월·10월이 되면 정기적으로 국정감사가 열려 국민적인 관심을 집중시킵니다. 국정조사가 특정 사안에 집중해 조사하는 반면 국정감사는 국정 전반에 대해 감사를 진행하는데 대상은 정부와 공공기관들입니다. 

국감을 받는 피감 기관 입장에서는 일 년 중 가장 긴장되는 시기입니다. 아울러 국회의원도 국민에게 자신의 활발한 의정활동을 피력할 수 있는 시기로서 매년 국감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정치인들이 나오기도 합니다. 

국정감사는 별도의 특위를 만들거나 하지 않고 상임위별로 열립니다. 보건복지위가 보건복지부를 비롯한 보건 복지 관련 산하기관을 수감하고, 산자위가 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벤처기업부 그 산하기관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는 식입니다. 

매년마다 특정 시기에 국정감사를 진행한다는 점은 대한민국 의회만의 고유한 특징입니다. 다른 민주주의 국가 의회에서도 행정부를 감사하고 감찰하는 의정활동들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정기적으로 국정감사를 진행하지는 않습니다. 미국은 국정감사 제도가 없는 대신 상시청문회 제도를 두고 있고, 국정감사를 최초로 시행했던 영국은 부정기적으로 국정감사를 열고 있습니다. 

헌법학자인 황도수 건국대 교수는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미국의 상시 청문제도는 우리나라의 국정감사보다는 국정조사에 더 가까운 편이지만, 이는 의회의 행정부 국정 견제 기능을 각국의 상황에 맞게 재해석하고 제도적으로 마련한 것”이라며 “특히 우리나라 국회에 예산심사권이 있어 매년 정기적으로 국정감사를 열고 있는 걸로 보면 된다”고 말했습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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