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 김도읍, 법사위원장 사실상 내정...“張, 양보보다 포기 가까워”

3선 김도읍, 법사위원장 사실상 내정...“張, 양보보다 포기 가까워”

권성동 “법사위원장 안 하겠다 문자 보내와” 의원총회서 공식 발표

기사승인 2022-07-20 13:16:11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   사진=김도읍 의원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 후반기 법사위원장에 사실상 내정됐다. 민주당이 원구성 협상에서 법사위원장직은 여당에게 넘기겠다고 약속한 가운데 법사위원장을 희망했던 장제원 의원이 법사위 가는 것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장 의원이 김 의원에게 양보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같은 선수 경우에는 연장자를 우대하는 국회 관례상 안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포기한 걸로 보인다.

장제원 의원은 20일 오전 국회 본회의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법사위원장으로 결정될 것 같냐고 묻자 “자꾸 제게 법사위윈장으로 가느냐 심지어 사무총장 내정이냐는 얘기까지 나와서 양보했다”며 “상임위원장은 3선 의원들이 돌아가면서 하는 건데 의원들끼리 협의해서 하는 게 맞다 싶어 원내대표에게 (법사위원장을) 안 하겠다고 말했다. 오늘 의총에서 원내대표가 이 사실을 밝혔다”고 말했다.

권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도 장제원 의원이 법사위원장직을 포기했다는 사실을 언론에 공개했다. 권 대행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장제원 의원에게 ‘법사위원장 안 하고 평의원 남겠다’는 문자가 왔다”며 “(장 의원을) 수석과 통화하게 했더니 수석이 ‘자기가 나이가 어려서 김도읍 의원이 하는 게 맞는 거 같다. 그게 순리라고 생각한다’고 답해 장 의원이 양보했다”고 전했다.

20일 오전 의원총회에서 발언하는 권성동 원내대표.   사진=윤상호 기자

그간 법사위원장을 놓고 3선의 김도읍 의원과 장제원 의원은 암묵적인 경쟁 관계에 있었다. 두 의원 모두 국회 상임위 배정에서 법사위를 우선 지망했다. 공교롭게 두 의원은 3선으로 선수가 같고, 또 부산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사실 당 안팎에서는 장 의원이 법사위원장직을 맡을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장 의원 주도로 ‘민들레’ 발족을 추진하자 권성동 대행이 제동을 걸었고, 친윤계 내부 갈등으로 표출된 만큼 권 대행이 쉽사리 장 의원에게 법사위원장 자리를 허락할 리 없다는 이유에서다. 

권 대행과 장 의원 두 사람 모두 차기 당권을 노리는 인사들인 만큼 잠재적인 경쟁자로 인식하고 있다.최근 권 대행과 장 의원이 함께 만나 식사하면서 대외적으로는 갈등이 봉합된 듯 보이지만, 서로를 의식하거나 견제할 가능성마저 배제할 수 없다. 

국민의힘은 3선 이상 중진의원에게 어떤 상임위원장을 희망하는지 따로 신청받았고 현재 원내지도부에서 고민 중인 걸로 전해진다. 상임위원장 배정은 원내지도부의 입김이 더욱 강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는 만큼 장 의원의 법사위원장직 배정은 쉽지 않던 상황이었다.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라도 장 의원의 법사위원장 배정은 맞지 않다는 여론도 조성됐다. 장 의원이 법사위원장을 맡게 될 경우 언론의 주목을 한 몸에 받을뿐더러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향해 쏟아질 야당의 비판을 막아줘 윤석열 정부를 돕는 모습도 연출 가능성이 있다. 또 장 의원의 아들인 가수 노엘씨가 재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법사위원장직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20일 쿠키뉴스와 인터뷰에서 “장제원 의원이 김도읍 의원에게 법사위원장직을 양보하는 것처럼 비춰지지만, 최근 정부와 여당의 지지율이 낮아지고 있는 데다가 연장자를 우대하는 국회 관례를 따르더라도 어려울 것 같으니 양보 의사를 표현했을 것”이라며 “그간 당내 여러 의원도 대외적으로 밝히지 못했을 뿐 장 의원이 법사위원장을 맡는 걸 반대했다”고 전했다. 

한편 법사위원장에 사실상 내정된 김도읍 의원은 검사 출신으로 19·20·21대 국회에서 모두 법사위에서 활동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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