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을 전망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7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향후 1년간 소비자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월대비 0.8%p 상승한 4.7%를 기록했다. 해당 수치는 2008년 7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다.
기대인플레이션율 응답 분포를 보면, 앞으로 1년간 소비자물가가 6% 이상 오를 것이라고 응답한 비중이 24.4%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5∼6%(19.6%), 4∼5%(17.2%)로 집계됐다.
소비자가 지난 1년간 주관적으로 체감한 소비자물가 상승률 ‘물가 인식’ 부문서도 5.1%로 사상 최대치를 찍었다. 이는 한 달 만에 1.1%p 오른 수준이다.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 응답 비중을 보면 석유류 제품(68.0%), 공공요금(48.5%), 농축수산물(40.1%) 순으로 이어졌다.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6으로 전월대비 10.4%p 하락했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중 6개 주요지수를 통해 산출한 심리지표인데 장기평균치를 기준값 100으로, 이보다 크면 장기평균보다 낙관적이고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반면 주택가격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7월 주택가격전망CSI는 82로 전월대비 0.16%p 하락했다. 임금수준전망CSI는 117로 0.01%p 상승했다.
다만 지난 13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단행한 빅스텝의 영향은 이번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 11∼18일 전국 2500가구(응답 2432가구)를 대상으로 실시됐는데, 이 중 70∼80%가 금통위 결정 이전에 응답을 제출했다.
문제는 소비자들이 인식하고 있는 기대인플레이션율 이상으로 인플레이션이 더 높게 지속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당장 27일(현지시간) 새벽에 예정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에서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을 또 다시 단행할 경우 한국도 이에 맞춰 높은 수준의 금리 인상을 진행할 수 밖에 없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돌발 변수가 없다면 9~10월쯤 물가가 정점에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추 부총리는 “현재의 유가 흐름과 여러 상황을 보면 9월 말 또는 늦어도 10월 정도가 물가 정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면서 시장을 점검하고 여러 가지 유사시 필요한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