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득표 공개’ 野 전대 룰, ‘어대명’ 유리

‘중간득표 공개’ 野 전대 룰, ‘어대명’ 유리

6일 강원 득표율 첫 공개...지역별 순회 연설 후 득표율 공개
“이재명 압도적 우세 속 ‘맥 빠진’ 전대 가능성 커”
“만에 하나 후보 경합, 국민적 관심↑”

기사승인 2022-08-02 06:10:06
예비경선대회를 통해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로 결정된 이재명 의원, 박용진 의원, 강훈식 의원.   사진=황인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준비위원회(전대위)가 전당대회 흥행을 위해 권역별 득표율을 공개한다는 방침을 세운 가운데 현재 ‘어대명’ 분위기라면 이재명 의원에게 유리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대항마로 나선 박용진·강훈식 의원이 전국 순회 초반부터 경합세를 펼친다면 민주당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 증가와 전당대회 ‘대흥행’이 기대된다.

1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이달 6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되는 전당대회에서 권리당원들의 권역별 투표 결과는 매주 공개된다. 강원과 대구·경북 지역 득표율이 6일 처음 공개되고, 매주 순회 연설회가 열리는 지역의 득표율이 발표되는 식이다. 실제 권리당원 투표는 지역별 득표 발표 2~3일 전에 ARS·온라인 방식으로 각각 실시된다.

권리당원 투표는 전체 투표의 40% 비중을 차지한다. 대의원 투표 30%, 국민여론조사 25%, 일반당원 여론조사 5% 등 결과가 집계돼 최종적으로 당대표 득표 결과로 표출된다.

권역별 득표율 공개 방식이 주목받는 이유는 해당 룰이 생동감이 넘쳤던 과거 새천년민주당 시절을 연상시키고, 침체된 당 분위기를 끌어올릴 거란 기대감 때문이다. 

지난 2002년 당시 대선 예비후보였던 노무현 전 대통령은 대세로 평가되던 이인제 후보를 광주 지역 투표에서부터 넘어서면서 대역전극을 펼쳤고, 이때부터 민주당이 전국민적 관심을 받으면서 흥행할 수 있었다. 민주당은 당시 기세를 몰아 대선에서 승리했고, 민주당의 전성기를 맞았다.

전대위는 전대 흥행을 위해 권리당원이 많은 지역은 뒤쪽에 배치해 흥행 요소를 끌고 간다는 입장이다. 권리당원이 많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수도권과 호남권의 순회 연설회를 뒤쪽으로 배치했고, 국민여론조사 결과도 두 차례로 나눠 전당대회 중간(14일)과 마지막(27일)에 발표한다. 

민주당 전당대회 준비위원회 관계자는 1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연이은 선거 패배로 침체된 당 분위기를 살리고 흥행 요소를 만들어보자는 차원에 전국 순회 연설회를 열기로 했고, 지역별 득표율도 매주 공개하기로 했다”며 “전국 순회 일정도 권리당원 숫자가 적은 곳부터 시작해 많은 곳으로 배치해 후반부로 갈수록 투표의 비중이 커지도록 했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어대명’ 분위기 속에서는 오히려 이런 분위기를 연출하기는 어려울 거란 전망이 크다. 당 안팎으로 이재명 후보에 대한 지지세가 강력한 가운데 초반부터 압도적인 표 차이가 나버리면 전당대회 분위기가 일찍부터 가라앉아 버릴 가능성이 있다. 전당대회 중반부도 지나지 않아 뒤집을 수 없는 표 차이가 나고, 당대표가 누군가로 사실상 정해져 버리면 아무래도 후반부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정치 전문가들은 지역별 득표율 공개 방식을 택한 이번 전당대회 룰은 이재명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거라고 한결같이 입을 모았다. 박용진·강훈식 후보가 예상외로 선전한다면 민주당 전당대회가 크게 흥행할 수 있지만, 그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전망했다.

이은영 휴먼앤데이터 소장은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지역별 득표율을 공개하겠다는 것은 지난 2002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흥행몰이했던 때처럼 역전 드라마가 나올 수 있는 배경을 만들어주겠다는 의도로 보이지만, 이재명 후보의 압승이 예상되는 분위기 가운데에서는 ‘흥행’이 아니라 오히려 맥 빠져버리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지역 득표율 공개 방식을 택한 이번 전대 룰은 민주당에게는 꽤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이 국민으로부터 지지를 받을 때는 소통하고 생동감 넘치는 때였는데 이번 전대를 통해서 과거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 거란 이유에서다.

최 평론가는 “어떤 식의 투표 양상으로 전개되든 당원들이 직접 참여하고 움직이는 모습만으로도 대선과 지선의 패배의 모습에서 벗어나 새롭게 도전하려는 의지를 찾을 수 있다”며 “민주당을 되살리고자 하는 전대위 고민이 이번 전대 룰에 담겨 있다”고 말했다.

전체적인 판세를 뒤집기까지는 어렵더라도 박용진·강훈식 후보가 일부 지역에서 앞설 때는 대흥행을 이끌 거란 전망도 있다. 박상병 평론가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이재명 압승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어 지난 대선 때와 분위기는 비슷하게 전개될 것”이라며 “충청 지역과 일부 지역에서 다른 여론이 반영될 수 있지만, 그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고 강조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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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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