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싸우고 내일 또 싸우며 찍은 ‘카터’ [들어봤더니]

오늘 싸우고 내일 또 싸우며 찍은 ‘카터’ [들어봤더니]

기사승인 2022-08-02 15:37:07
넷플릭스 영화 ‘카터’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정병길 감독(왼쪽), 배우 주원.   사진=박효상 기자

액션 또 액션, 끝까지 액션이다. 기억을 잃고 CIA 요원들에게 쫓기는 남자의 이름은 카터.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어떻게 위기를 탈출하는지 카메라는 그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실시간으로 쫓는다. 바이러스 치료제를 두고 남북한과 미국이 첩보전을 펼치는 내용의 넷플릭스 영화 ‘카터’(감독 정병길)가 오는 5일 공개된다. 2일 오전 서울 종로6가 JW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서울에서 열린 ‘카터’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배우는 주원 혼자였다. 실제로 영화 대부분이 카터를 연기한 주원의 액션으로 채워졌다. 정병길 감독과 주원에게 ‘카터’의 제작 과정과 액션 장면 이야기를 들어봤다.
 
넷플릭스 영화 ‘카터’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정병길 감독.   사진=박효상 기자

“이게 가능한가요”

영화 ‘우린 액션배우다’로 데뷔해 ‘내가 살인범이다’, ‘악녀’를 연출한 정병길 감독이 처음 ‘카터’ 대본을 쓴 건 10년 전이었다. 2년 전 미국에 머물 당시 시나리오를 완성해 ‘존 윅’을 연출한 채드 스타헬스키 감독에게 보여줬다. “너무 재밌다”고 한 채드 감독은 곧바로 이 영화를 어떻게 찍을지 물어봤다. 처음 대본을 받아 본 배우 주원도 ‘이게 가능한가’라고 생각했다. 상상이 가지 않을 만큼 어려운 영화였다. 주원은 “(내가) ‘카터’를 기다리지 않았나 싶다”라며 “잘 나오면 엄청난 작품이 될 것 같아서 꼭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신인의 마음으로 임했다”고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설명했다. 정병길 감독은 “데뷔작을 주원 씨와 할 뻔했다”라며 “주원 배우가 가진 우수에 찬 눈으로 카터의 복잡한 심경을 잘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고 했다.
 
넷플릭스 영화 ‘카터’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정병길 감독.   사진=박효상 기자

“오늘은 몇 명과 싸우게 될까”

예고편에서도 운동으로 단련된 주원의 신체가 눈에 띈다. 촬영 전 네 달 동안 액션 트레이닝을 받고 운동한 결과다. 주원은 “액션팀과 동고동락하면서 매일매일 운동선수처럼 연습했다”고 떠올렸다. 편집 없이 찍는 원 테이크 촬영이 유독 많아, 2시간 넘는 분량의 액션 연기를 촬영 전에 모두 외웠다. 위험한 장면을 찍을 땐 액션 팀과 열 번 이상 리허설을 했다. 대역처럼 보이는 장면도 주원이 대부분 직접 소화했다. 주원은 “매일매일 고강도 액션 촬영이었다”라며 “오늘은 몇 명을 다치게 할지 생각하며 아침마다 집을 나섰다. 100명과 싸운 장면도 있었고, 영화 전체로 보면 수백 명과 싸우지 않았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넷플릭스 영화 ‘카터’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정병길 감독.   사진=박효상 기자

“힘든 것보다 도전의 의미가 컸어요”

정병길 감독은 과거 화가가 되고 싶었던 꿈을 이야기했다. 먹을 써서 그림을 그리는 화가 대신, 스크린에 그림을 그리는 영화감독이 됐다. 정 감독은 ‘카터’ 액션을 거친 수묵화로 비유했다. 영화에 어떻게 거친 느낌을 줄지 고민했다. CG를 안 쓰고 직접 찍은 스카이다이빙 장면과 직접 제작해서 찍은 헬기 액션 장면은 그 자체로 도전이었다. 반대로 현장 분위기는 밝고 즐거웠다. 주원은 “힘든 촬영에 예민해지고 스트레스를 받을 법한데, 감독님이 화를 내지 않아서 궁금했다”고 말했다. 이에 정 감독은 “상황이 힘들면 앵글을 바꾸자고 생각해서 더 좋은 앵글 잡기도 했다”라며 “‘카터’는 가장 힘들었지만 가장 행복했던 영화였다. 영화 보시는 분들도 행복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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