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에서 알려드립니다. 박유진님은 4차 접종 대상으로서, 사전예약 후 4차 접종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박씨(가명‧55)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의 안내 문자를 받았다. 그는 “3차 접종 후 지난 5월 확진됐다. 그런데 또 4차 접종 대상자라고 안내 문자가 와서 접종을 해야 할지 고민된다. 백신 부작용도 겪어서 더는 안 맞고 싶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정부가 4차 접종 대상자를 50세 이상으로 늘린 가운데 접종 여부를 두고 고민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특히 돌파감염 뒤 4차 접종에 관한 정보가 제대로 안내되지 않아 접종 대상자들 사이에선 혼란스러운 분위기가 감지된다.
실제로 지난 1일부터 접종을 시작한 50대의 4차 접종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4일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인구 대비 50~59세의 4차 접종률은 6.3%에 불과하다. 7월 말 기준 4차접종 인구 대비 접종률도 11.5%에 그쳤다.
정부 “권고 대상 아냐… 원하는 경우만 접종”
방역당국은 3차 접종 후 확진자는 권고 대상자가 아니라고 밝혔다. 희망자에 한해 접종 받을 수 있는데, 확진 판정을 받은 뒤 3개월 이후 접종이 가능하다.
백경란 질병청장은 4일 정례브리핑에서 “3차 접종 후 확진된 경우 4차 접종의 권고 대상은 아니다. 원하는 경우 접종을 할 수 있고 확진된 이후 최소 3개월 정도의 기간이 지난 후 접종이 가능한 것으로 권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확진으로 인해 얻는 면역효과가 높지 않을 수 있다며 4차 접종 필요성을 강조했다. 백 청장은 “외국은 확진자라도 추가접종을 권고하는 경우가 있다. 확진됐을 때 획득하는 면역이 사람마다 다르고 약할 수 있기 때문에 면역을 확실히 얻기 위해 접종을 권고한다”며 “무증상이나 경증으로 앓는 경우 확진으로 인해 획득하는 면역효과가 높지 않아 백신접종을 권고하기도 한다”고 부연했다.
전문가들 “고위험군은 권고… 국민들에 정확한 안내 필요”
전문가들은 고위험군이나 요양시설 종사자등에 한해서만 추가 접종을 권고한다고 제언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4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전문가마다 의견이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 4차 접종을 권고하진 않는다”면서 “우선 건강한 일반인을 대상으로 4차 접종에 대한 감염 및 중증화 예방 효과 관련 연구나 논문이 없다. 초고령층이나 요양시설 종사자는 4차 접종이 일부 필요하지만 건강한 일반인은 효과가 크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원하는 사람만 4차 접종을 할 수 있도록 정확한 안내가 필요하다. 지금처럼 접종 안내 문자를 보내서 모르는 국민들은 무조건 맞아야 한다는 개념을 갖게 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접종 후 감염된 사람들의 면역 지속 기간에 대한 근거 자료가 부족하다”면서 “개인적으로는 고위험군의 경우 과거 감염됐더라도 5~6개월 이상 경과했다면 추가 접종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