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지적해도 그때 뿐...‘건설기계안전관리원’, 채용 공정성 논란 여전

[단독] 지적해도 그때 뿐...‘건설기계안전관리원’, 채용 공정성 논란 여전

최근 5년간 감사자료 분석...매년 1건 이상 채용 지적
조명희 의원 “공공기관 채용비리, 사회악...자발적 개선 노력해야” 

기사승인 2022-08-05 14:13:51
건설기계 출장검사 현장 모습.   사진=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 홈페이지 갈무리

윤석열 정부가 공공기관의 비효율과 방만 경영을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운 가운데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인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이 매년 같은 문제를 반복 지적받음에도 지적사항이 제대로 개선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5일 쿠키뉴스가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최근 5년간 감사자료 등을 종합 분석한 결과,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은 매년 비슷한 사항에 대한 다양한 감사기관으로부터 지적받고 있으나 제대로 시정조치는 되고 있지 않다. 특히 채용과 관련된 사항이 주로 개선되지 않으면서 매년 한 건 이상의 인사 지적사항을 받고 있다.

공정과 상식이 강조되는 사회 분위기 속에 채용의 공정성은 어느 때보다도 강조된다. 특히 청년세대에게는 공정한 채용은 민감한 이슈다. 이런 가운데 관리원은 시대적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다른 공공기관들과 함께 공공기관 감사실무협의체를 꾸려 채용 비리 등 공정성 문제를 해결하겠단 시도들은 보이고 있지만, 관리원 자체적인 개선 노력은 소원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2018년 국토교통부 감사실이 발표한 감사자료에 따르면,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은 지난 2014년 8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약 3년간 정규직 신규직원 채용 절차에서 부적정한 모습을 보였다. 관리원 인사관리규정에 따라 직원채용은 공개경쟁 채용시험이 원칙이지만 이를 어기고, ‘인재추천제’라는 미명 하에 13명의 직원을 부당 채용해 국토부로부터 지적받았다.

약 1년 후에 발표된 공공기관 채용비리 전수조사 결과에서도 앞선 감사 지적이 무색하게 채용 부적정 사례가 또 드러났다. 인사규정에 따라 기간제근로자 채용의 경우 서류전형 후 면접을 시행해야 하지만, 서류전형 없이 면접만으로 근로자들을 채용했다. 또 자격증을 미취득한 응시자에게 자격증 점수를 부여하는 등 전반적인 인사 관리에 미흡한 모습을 보였다.

올해 6월 국토교통부 감사관이 내놓은 감사자료에서도 채용과 관련된 지적사항을 찾을 수 있다. 국회가 만든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은 취업 지원 대상자를 우대하는 내용이 담고 있고, 이에 따라 관리원은 해당 법을 반영해 인사 채용규칙을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관리원 채용규칙은 동점자 발생 시 판단기준에 필기시험 점수가 높은 이, 서류심사 점수가 높은 이 등만 규정해 상위규정 또는 법령에 부합하지 않는 채용규칙을 운용해왔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   사진=조명희 의원실

이외에도 꾸준히 반복되고 지적되는 사항들은 안전관리와 각종 법규 미준수다. 

국내 유일의 건설기계 안전 전문기관임을 내세우고 있지만,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관리원의 안전관리등급이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 중 유일하게 미흡 등급을 받았다는 오명을 쓰기도 했고, 이에 앞선 2020년 국정감사에서는 안전교육이 필수적임에도 제대로 시행되지 않는다는 지적들도 많았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조명희 의원은 5일 쿠키뉴스에 “가장 공정해야 할 공공기관의 채용 불공정 문제는 청년들을 좌절에 빠뜨릴 뿐 아니라 절망으로 몰아갈 수 있다. 겉으로는 마치 공정한 듯 보이지만, 여전히 공공기관 내 만연한 채용 비리는 반사회적 범죄이자 몰아내야 할 사회적 악행”이라며 “외부에서 지적받은 것만 바꾸면 된다는 공공기관의 안일한 태도를 지양하고, 공정의 가치를 높이려는 자발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조 의원은 “국민으로부터 안전을 관리하는 특수한 역할을 부여받은 공기업인 건설기계안전관리원이 안전관리등급 미흡을 받고, 그러한 자격과 역량으로 안전을 관리한다는 건 자체가 난센스”라며 “공공기관에 대한 국민 신뢰를 더 잃지 않도록 내부적으로 철저히 안전 관념을 습득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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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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