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2년 ‘제26회 황금사자기 야구대회’ 결승전에서 대역전극 우승으로 ‘역전의 명수’로 명성을 떨친 전북 군산상고가 일반계고로 바뀌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군산상고 야구부는 한동안 침체기를 겪었으나 지난해 청룡기 준우승으로 다시 한 번 강력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역전의 명수라는 별칭으로 불릴 정도로 전북을 대표하는 학생야구 명문으로 오랜 역사를 이어온 군상상고가 남녀공학을 전제로 일반계고로 전환되면, 군상상고라는 이름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다.
군산교육지원청은 지난 4일 교육장과 시·도의원, 시민사회단체, 학부모단체 대표 등 15명으로 구성된 군산교육거버넌스위원회를 통해 군산여고 과밀학급 해소 방안을 논의했다.
위원회는 이날 군산상고의 일반계 전환을 권고했고, 전북도교육청은 이 권고를 받아들여 학교 측에 일반계 전환을 논의해 달라고 정식 통보했다.
이에 학교는 곧바로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 총동문회 등의 의견을 수렴해 나갈 예정이다.
군산여고의 학급당 학생 수는 평균 31명으로 기준인 27명을 크게 웃돌고 있고, 32개 학급 전체가 과밀학급으로 운영 중이다.
이에 따라 학교 수업 및 교육활동 공간 부족, 수업의 질 저하, 학생 만족도 감소, 감염병 방역관리 애로 등을 호소하고 있다.
군산은 타지역에 비해 일반계고 여자학급의 과밀현상이 유독 심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전주와 익산지역도 여자학급 인원이 남자학급에 비해 1.4명, 0.3명씩 많긴 했지만 군산만큼은 아니다. 올해 군산 일반계고 남자학급 평균 인원은 24.4명에 비해 여자학급은 29.9명으로, 무려 5.5명이 더 많았다.
이같은 과밀학급 해소를 위해 교육당국은 그간 인근 여고의 학급 수를 늘리는 식으로 땜질식 대응을 해왔지만, 군산상고를 일반계로 바꾸면 여자학급 부족사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군산상고 총동문회도 지속되는 학생 수 감소와 취업률 하락에 일반계 전환에 찬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산=김영재 기자 jump022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