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인사·소통 ‘발목’...안보는 ‘양호’ [尹 취임 100일]

尹정부, 인사·소통 ‘발목’...안보는 ‘양호’ [尹 취임 100일]

‘능력 우선’ 기준 세웠지만 측근 치중 인사...호남 배제
대통령실 참모 제 역할 못 해...국민 소통 부재 초래
취임 보름만 ‘한미정상회담’, 강력한 안보동맹 입증

기사승인 2022-08-16 06:01:02
윤석열 정부가 17일 취임 100일을 맞는다. 통상 취임 초기에는 일명 ‘허니문 기간’이라고 해 국민이든 언론이든 새 정부에 호의적인 편으로 힘을 실어주고자 하는 경향이 크다. 그럼에도 윤석열 대통령 취임 100일 동안은 갖은 악재가 겹치면서 계속해 지지율 내림세다. 해외 기관이 조사한 여론조사에서는 10% 후반대까지 국정 지지율이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윤석열 대통령.   쿠키뉴스 DB.

집권 초기 이례적으로 낮은 지지율의 원인으로 가장 먼저 언급되는 건 ‘인사 문제’다. 다수의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인사 문제를 부정 평가 이유 첫 순위로 꼽히고 있다. 

이제 막 집권을 시작했기에 대통령은 가장 믿을 수 있는 측근 인사를 먼저 쓰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지만 너무 일방적인 인사 등용 방식이 논란이 됐다. 특히 검찰 출신 인사들이 주요 요직에 임명되면서 ‘검찰 공화국’을 연상시킨다는 우려까지 제기됐다. 대표적인 예로 이보현 전 부장검사를 금융감독원장에 임명한 사례가 있다.

초대 내각 인사의 지역 배분도 문제로 언급됐다. 호남 출신 인사는 초대 내각에서 철저히 배제됐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전북 전주 출신이긴 하나 지역을 떠난온 지 오래다. 능력 위주로 인선했던 과거 역대 정권들도 지역 안배에는 특히 신경을 썼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윤 정부의 인사는 다소 치중됐다는 인상을 지우긴 어렵다.

인사는 대통령의 고유 권한인 만큼 존중받아야 하지만 국민이 이해할 수 있는 소통법으로 돌파했다면 어땠을지 아쉬움도 남는 건 사실이다. 윤 대통령은 검찰 인사들을 빈번히 채용하는 게 아니냐는 언론의 질문에 대해 “이전 문재인 정부에서는 민변 출신을 깔지 않았느냐”고 답해 국민적 의문을 자아냈다. 이와 다른 답을 내놨다면 지금의 낮은 지지율 상황은 오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취임 후 지난 100일간은 소통 부재가 또 다른 화두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소통 자체를 피하거나 없었다기보다는 대통령을 보좌하는 참모들의 세심한 노력이 부족했던 탓이 크다. 윤 대통령은 정치에 입문한 지는 오래지 않아 정치적인 문법이 다소 어색할 수밖에 없다. 또 본래 의도와 달리 전달될 여지도 있다. 참모들이 그 틈을 잘 메워줘야 하지만 지난 100일간은 매끄럽지 못했다. 새로운 대통령실 인사가 요구되는 이유다. 

다만 윤 대통령이 소통을 위한 파격적인 시도를 했다는 점은 높게 평가할 만하다. 과거 정부에 없던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 시도는 국민과 직접 소통하겠단 대통령의 강한 의지를 보여준 사례로 새로운 시도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출근길 기자들과 질의응답 하는 윤석열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집권여당, 도움커녕 국정 동력 훼손
조속한 한미 안보 강화, ‘합격점’

국정 지지율 하락은 대통령실만의 문제뿐 아니라 여당의 책임 또한 크다. 당정이 서로 협력적인 관계를 맺어가는 게 중요한데 여당이 중심을 잡지 못하고 당내 내분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준석 대표의 징계부터 시작해 국민의힘 내부는 현재 치열한 권력 다툼이 벌어지고 있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힘이 돼야 하나 짐이 되고 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의 측근임을 자처하거나 불리는 이들의 만행은 심각하다. ‘윤핵관’이라는 점을 드러내면서도 윤석열 정부의 성공보다는 자신에게 조금 더 유리한 정치 지형을 만들기 위해 골몰하는 듯하다. 대통령은 당내 문제와는 거리감을 둘 수밖에 없는 처지이다 보니 더욱 난처한 상황이다.

100일밖에 되지 않았지만 안보문제에서는 양보한 성적을 거뒀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한미 협력 관계를 조속히 강화해 강력한 안보동맹 체제를 구축했다는 점에서는 꽤 긍정적이다. 특히 윤 대통령 취임 후 보름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방한했다는 점과 일본에 앞서 한국을 찾았다는 점에 국민 상당수의 지지를 보냈다.

한미정상회담 모습.   연합뉴스

다만 실리적인 측면에서는 아쉬움도 남겼다. 역대 정부들은 한미 간 안보를 강화하면서도 실리를 챙겼는데 이번 정부는 안보적 측면만 치중했다.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미국은 한국기업들의 미국 투자를 유치했지만, 미국기업들의 국내 투자는 이끌지 못했다. 또 외교에서 더욱 섬세하고 신중한 접근이 요구되는데 중국을 자극하는 듯한 발언들이 정부 관계자 입을 통해 나와 걱정거리다. 미중 패권 갈등 가운데 능숙한 외교 감각이 필요하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17일 취임 100일을 맞아 기자회견을 연다. 취임 후 100일간의 국정운영을 점검하고 향후 국정 방향성에 대해 언급할 걸로 보인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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