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대금리 공시 시작…교차하는 기대와 우려 

예대금리 공시 시작…교차하는 기대와 우려 

전체 시중은행 평균 예대금리차 1.21%…은행연합회서 확인 가능
수신상품 금리 올라갔지만…“중·저신용자 대출문턱 높아질까 우려”

기사승인 2022-08-23 06:10:02
전국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서 은행들의 예대금리차를 쉽게 볼 수 있게 됐다. 

윤석열 정부의 주요 금융 공약이던 예대금리차 공시가 시작됐다. 이에 따라 국내 전체 시중은행의 예금과 대출의 금리차이를 한 눈에 보고 파악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이를 두고 많은 의견이 오고가고 있다. 예대금리차 공시를 통해 시중은행들의 수신금리를 높이고, 대출금리를 낮출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가 하면, 오히려 예대금리 차를 내리기 위해 금리가 높은 중·저신용자 대출을 줄여 대출문턱이 높아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22일부터 은행연합회 홈페이지를 통해 은행별 예대금리차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이는 금융당국이 마련한 ‘금리정보 공시제도 개선방안’에 따라 만들어졌다.

예대금리차는 평균 대출금리(해당 월에 신규 취급한 가계대출 및 기업대출의 가중평균금리)에서 저축성 수신금리(해당 월에 신규 취급한 순수저축성예금 및 시장형 금융상품의 가중평균금리)를 뺀 값을 말한다.

공시는 1개월 마다 이뤄진다. 또한 산출 대상은 전달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 된다. 대출 금리는 신용평가사의 신용점수를 50점 단위로 구간을 나눠 총 9단계로 공시된다. 예금 금리는 ▲기본금리  ▲최고 우대금리 ▲전월 평균 금리 3가지로 나눠 공개된다.

이같은 기준에 따라 22일 공개된 전체 시중은행의 평균 예대금리차는 1.21%로 나타났다. 은행집단별로 보면 가계대출 중 중금리대출 비중이 많은 인터넷은행이 평균치보다 높았으며, 지방은행이 5대 시중은행보다 높은 경향성을 보였다.

예대금리차가 가장 큰 은행은 토스뱅크로 나타났는데, 5.56%다. 뒤를 이어 케이뱅크는 2.45%, 카카오뱅크는 2.33%으로 집계됐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1%대로 나타났다. 농협은행이 1.36%로 가장 높았고, 우리은행이 1.29%로 그 뒤를 이었다. 국민은행은 1.18%, 신한은행 1.14%, 하나은행이 1.10%로 집계됐다. 또한 가계 예대금리차는 전체 은행 중 전북은행이 6.33%로 가장 높았다.  

이처럼 시중은행들의 예대금리차가 모두 공개되면서 상반된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먼저 예대금리차 공시를 통해 대출금리만큼은 아니지만 수신금리도 명백히 올라갔다는 분석이다. 대출평균 예대금리차는 지난해 12월 1.55%에서 올해 6월 1.49%로 0.06%p 내려갔다. 이 기간 가계대출 예대금리차는 1.96%에서 1.82%로 0.14%p 낮아졌는데, 이 기간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0.75%p 인상했다.

반면 예대금리차 공시가 왜곡됐다는 의견도 나온다. 예대금리차가 컸던 은행들 대부분이 중금리대출 등 서민금융 상품 취급 비중이 높다는 것. 실제로 시중은행 중 예대금리차가 크게 나타난 토스뱅크의 경우 중저신용자 대출 비율이 약 38%(7월말 기준) 수준으로 모든 은행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여기에 더해 신용대출 평균신용 점수를 보면 시중은행들은 900점 이상을 보인 반면, 전북은행은 777점, 광주은행이 799점 등으로 낮다. 토스뱅크도 848점이다. 중·저신용자 대출을 더 취급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대금리차를 줄이기 위해 지난달부터 시중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수신상품들의 금리를 큰 폭으로 올리게 된 것은 맞다”며 “다만 수신금리차가 크다고 해서 해당 은행이 이자장사에 열중한다고 보는 것은 단편적인 시선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은행과 금융소비자 간의 정보 비대칭 문제를 해소한다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왜곡된 예대금리차 공시가 오히려 중저신용자들의 대출 환경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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