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빼고 주춤한 한화금융...하반기도 먹구름?

손보빼고 주춤한 한화금융...하반기도 먹구름?

한화생명 순이익 ‘반토막’…한화투자·자산운용 ‘적자’
‘효자’로 거듭난 한화손보, 상반기 실적 ‘역대최대’
각사 CEO 연임 여부 ‘희비’…강성수 한화손보 대표 ‘청신호’

기사승인 2022-08-24 06:10:06
한화생명 제공

한화그룹의 금융계열사들의 실적이 손해보험사를 제외하고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화그룹 금융 계열사 가운데 주력인 한화생명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반토막 났고, 증권 자회사 한화투자증권도 2분기 적자로 전환됐다. 이들 두 자회사 CEO(최고경영자)의 임기가 내년 초라는 점도 불안요소다. 반면 매각설까지 돌던 한화손해보험은 역대급 실적을 거두면서 ‘효자’로 거듭났다. 다만 여름철 연이은 폭우로 손해율 급증과 함께 지급여력비율 (RBC)  저하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한화그룹의 금융계열사들이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대표적인 한화그룹 금융계열사들은 한화금융네트워크 소속 4사(한화생명, 한화손해보험, 한화투자증권, 한화자산운용)가 있다.

먼저 대장격인 한화생명의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은 106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2508억원) 대비 57.4% 감소한 수치다. 이처럼 한화생명의 실적이 감소한 이유로는 매도가능증권 처분익 기저효과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그나마 보험영업부문의 경우 같은기간 7882억원 손실에서 7810억원 손실로 적자폭이 소폭 감소했지만 매도가능증권 처분 손익은 1911억원으로 전년동기(4066억원) 대비 절반 이하로 줄었다.

지급여력(RBC) 비율은 전분기(1분기) 대비 7.7% 오른 167.7%를 기록했다. 최근 한화생명의 RBC는 시장금리 급등으로 인해 변동성을 보였으나 상반기 국내 후순위채 발행, 변액보증 헤지 비율 확대 등으로 인해 전분기 대비 개선됐다. 다만 RBC비율의 경우 같은 생보업계 빅3인 삼성생명(249.2%), 교보생명(210.5%)보다 여전히 낮아 자본건전성이 탄탄하다고 하긴 어렵다.

한화투자증권도 상황은 비슷하다.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 29억5300만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됐으며, 같은기간 당기순손실은 93억900만원을 기록했다. 올해 초부터 금리인상이 꾸준히 이어지면서 금투업계 전반적으로 침체기에 접어들었다지만,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메리츠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다른금융사들이 흑자를 유지한 것과 달리 한화투자증권은 적자를 기록한 것. 상반기를 기준으로 보면 영업이익은 41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8.1% 감소했고 당기순이익 역시 72.5% 줄어든 206억원으로 나타났다.

한화자산운용의 경우 상반기 영업이익이 110% 증가했지만, 191억원의 순손실이 발생하며 10개 운용사 중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했다. 관계기업 주식 가치 하락에 따른 평가 손실이 발생했다고 한화자산운용은 설명했다.

한화계열 금융사 중 유일하게 기록적인 약진을 보인 곳은 한화손해보험이다. 한화손보는 지난 2019년 600억원대 적자를 기록한 바 있는데, 불과 3년도 채 지나지 않아 상반기 당기순이익 으로 1635억원이라는 역대 최고 실적을 거뒀다. 이는 역대 최고 실적인 2021년 연간 1559억원을 반기 만에 달성한 것이며, 한화금융의 대장인 한화생명의 실적(1067억원)을 넘은 수치다.

한화손해보험 제공.

이같은 성공의 요인은 ‘내실’ 다지기가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한화손보 장기위험손해율은 95.7%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9%p 감소했으며, 자동차보험 손해율의 경우 73.7%로 6.8%p 낮아졌다. 이는 빅4 손보사(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KB손해보험)의 자동차보험 손해율 평균치인 76.7%보다 낮은 기록이다.

다만 한화손보도 전망자체가 마냥 밝은 것만은 아니다. 한화손보의 상반기 RBC비율은 135.9%로 금융당국의 권고치 150%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 주요 손보사 중 RBC비율 150% 이하를 기록한 곳은 한화손보가 유일하다. 

이에 대해 한화손보 관계자는 “현재 자본 확충을 위해 사옥 매각을 우선 검토하고 있으며, 시장 상황을 보며 신종자본증권 등 발행 가능성을 염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7월 시장금리가 전달 대비 하락하면서 RBC 비율이 당국의 권고치보다는 상회하는 수준을 나타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한화금융 내 실적이 극명하게 갈리면서 각 사 CEO들의 연임여부도 희비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먼저 올해 3월 연임에 성공한 강성수 한화손보 대표는 상반기 최대실적을 기록하면서 3연임 가능성이 높아졌다. 

반면 2023년 3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는 한화생명 여승주 사장의 경우 금융시장 변동성에 따른 실적 하락에 대한 부담이 있다. 다만, 내년 IFRS17 도입 후 각종 재무 지표들이 긍정적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 

또한 2017년 7월 한화투자증권 대표로 취임해 이달로 취임한 지 5년이 넘어가는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사장도 ‘적자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연임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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