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이 지속되는 가운데 물가마저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생산자물가가 지난달에도 상승하면서 7개월 연속 오름새를 보였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7월 생산자물가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120.47(2015년 100기준)로 전월대비 0.3% 올라 7개월 연속 상승했다. 증가폭은 전월(0.6%) 보다 소폭 둔화됐지만, 지수 자체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년동월 대비로는 9.2% 상승해 20개월 연속 상승했다.
생산자물가는 공산품 하락에도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 서비스 등이 상승하면서 오름세를 이어갔다. 축산물(-2.0%)과 수산물(-3.5%)이 소폭 하락했지만, 지속된 장마로 인해 농산물이 11.9%나 증가하면서 농림수산품이 전월대비 4.1% 상승했다. 여기에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은 3.9% 증가했으며, 공산품은 0.6% 하락했다.
서비스는 음식점및숙박서비스(1.3%), 운송서비스(1.3%) 등이 올라 전월대비 0.6% 상승했고, 전력, 가스, 수도및폐기물은 전력, 가스 및 증기(4.8%)가 올라 전월대비 3.9% 상승했다.
개별 품목을 보면 농산물 중 시금치와 배추 가격이 각각 한 달 만에 무려 204%, 47%나 급등했다. 작황 부진에 폭우 등으로 생산에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또한 추석을 앞두고 있다 보니 가격이 더 오르게 된 것. 그나마 돼지고기(-5.4%)나 쇠고기(-4.5%), 물오징어(-18.4%) 등 주요 축산물과 수산물 가격은 내려갔다.
공산품 중 그간 계속 올라가던 경유와 휘발유 가격은 각각 7.9%, 12.6%씩 하락했다. 하지만 식용정제유(13.4%)는 여전히 높은 상승세를 기록했다.
수입품까지 포함해 가격 변동을 측정한 국내 공급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7%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4.7%다. 원재료(4.5%), 중간재(0.1%), 최종재(0.5%) 등이 일제히 상승했다.
서정석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 팀장은 “국제유가가 두바이유 기준으로 6월 배럴당 113.27 달러에서 7월 103.14 달러로 8.9% 하락하는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서 생산자물가 상승폭이 둔화됐다”며 “반면 전력,가스,수도및폐기물 중 도시가스를 중심으로 상승했고, 서비스 부문에서도 음식점 등이 수요 증가로 오르면서 전체 생산자물가는 상승 기조를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현재 하늘모르고 치솟고 있는 원·달러 환율이 고물가를 부추기는 악순환을 이어간다는 것. 환율은 지난 24일 13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돌파해 1340원대까지 치솟은 바 있는데, 환율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1400원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 강세를 막을 만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당분간 달러 초강세 현상과 원화 추가 약세 압력 흐름이 이어질 공산이 높다”며 “파운드, 유로와 더불어 위안화 약세 현상이 추가로 이어지면서 환율 상단을 1400원까지도 열어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전개될 경기 둔화와 연준의 속도 조절을 미리 짐작하다 FOMC 의사록에서 긴축기조를 황급히 확인한 뒤 환율이 추가 급등한 것”이라며 “하반기 미 달러는 연준의 정책 기조와 유럽의 에너지가격 상승 등 대내외적인 불확실성 영향으로 강보합 흐름을 이어갈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