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2.5%…‘물가’ 잡다가 ‘빚’에 눌릴 판

기준금리 2.5%…‘물가’ 잡다가 ‘빚’에 눌릴 판

1년 사이 1인당 이자부담 120만원 증가
연말까지 기준금리 더 오를 듯…‘추가 금리인상’ 강력 시사

기사승인 2022-08-25 16:57:48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한국의 기준금리가 25일부로 0.25%p 증가하면서 2.5%가 됐다. 기준금리가 4회 연속 상승하는 것은 유래가 없던 일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번 인상 배경에 대해 ‘고물가’ 안정이라고 설명했지만, 동시에 대출금리도 오를 예정이라 ‘영끌’ 차주들의 고난과 시름이 한 층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한국의 기준금리는 2.50%가 됐다.

한국은행의 이런 결정의 배경은 ‘고물가’ 지속이다. 통계청이 지난 22일 발표한 소비자물가지수를 보면 지난 7월 전국 소비자물가지수는 107.54로 1년 전보다 5.4% 상승했다. 이는 2분기 기준으로 1998년 이후 최고치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현 경제 상황이 지난 7월 예상했던 국내 물가, 성장 흐름과 크게 다르지 않은 만큼 지난달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제시했던 바와 같이 0.25%p의 점진적 인상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물가는 5∼6%대의 높은 상승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므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확산 억제와 고물가 고착 방지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올해 하반기 물가 상승률이 5.9% 정도 유지될 것으로 보고, 정점 상관없이 당분간 물가 중심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기준금리 인상은 시장금리의 상승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는 결국 대출 차주들의 이자부담이 늘어난다는 의미와 같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가계대출은 모두 1757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기준금리에 영향을 받는 변동금리 대출 규모는 78.1%에 달한다.

이번 회의서 기준금리가 0.25%p가 오른 만큼 시장금리가 0.25%p 올라간다고 산술적으로 계산한다면 3조4323억원 늘어나게 된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 이후 올라간 기준금리(1.75%p)를 합산한다면 1년도 안된 기간 변동금리 대출 차주들의 이자부담은 27조4584억원 가량 증가하게 된 셈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9월 기준 가계대출 잔액을 기준으로 기준금리가 각 0.25%p, 0.5%p 인상되면 가계대출자 한 명당 연이자 부담이 2020년말 289만6000원에서 각 305만8000원, 321만9000원으로 16만1000원, 32만2000원씩 커진다고 예측했다. 이를 근거로 현재까지 올라간 기준금리(2.00%p)를 산출한다면 1인당 증가하는 이자는 128만8000원에 달한다.

문제는 올해 남은 기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더 올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특히 지난 7월 한국은행은 중립금리(경기를 과열 또는 위축시키지 않는 적정 수준의 금리)를 두고 상단이 3.00% 가량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는데, 기존 전망치를 더 위로 수정할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더 높아질 가능성이 커져서다.

이창용 총재는 “기준금리를 중립금리 이상으로 올릴지는 먼저 중립금리 상단에 가 보고 그 때 상황보고 판단할 것”이라며 “지난 번 금리가 2.25% 였을때 중립금리 하단으로 갔다고 했고 지금은 중간 정도인데 물가가 5.0% 이상 높은 수준이 유지된다면 금리를 중립금리 상단까지 올리면서 물가 오름세를 꺾을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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