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의 이집트 원전 수주 소식에 대해 정치권의 반응이 극명하게 갈렸다. 여권은 “13년 만의 쾌거”라고 환영했지만, 야권에서는 “과대포장으로 국민 기만”이라고 깎아내렸다.
특히 양이원영 민주당 의원은 “핵심 원전 기기 수출이 아닌 러시아 원전사업의 부속건물 하청 시공을 맡은 것뿐”이라고 강조하면서 “윤 정부의 성과인 듯 포장하는 것은 국민 기만”이라고 지적했다.
25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은 3조원 규모의 이집트 엘다바 원전 건설 프로젝트를 수주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09년 우리나라가 중동 아랍에미리트(UAE)에 바라카 원전을 첫 수출한 이후 13년 만의 원전 수출 성과다.
원전 수출 소식이 전해지자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렸다. 야권에서는 정부가 성과를 부풀려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13년 만의 원전사업 수주’라고 포장하고 있지만, 러시아 원전기업의 하청 건설사업 수주에 지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양이원영 의원은 26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한수원이 전날 3조원 규모의 이집트 엘다바 원전 건설 프로젝트를 수주했다고 밝혔지만, 이는 원전 수출이 아닌 건설사업 수주”라며 “사실과 다른 과대포장을 통해 윤석열 정부가 국민의 귀와 눈을 가리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이어 양 의원은 “이집트 엘다바 원전은 러시아가 VVER-1200 원전 4기를 수출하는 사업인데 이는 우리나라 원자로 등 원전 핵심 기기를 수출하는 게 아니다. 러시아로부터 하청받아 부속건물인 터빈 건물 공사를 맡은 것뿐”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원전 수주 성과는 윤석열 정부만의 성과로만 볼 수도 없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마치 윤석열 정부만의 성과인 것처럼 포장하는 모습은 이중적인 행태라고도 지적했다.
양 의원은 “이집트 원전 수주 얘기는 문재인 정부 당시부터 많이 나왔고 추진해왔다. 문 대통령이 이집트를 방문해서도 원전 수주에 꽤 신경을 썼던 걸로 안다”며 맨날 전 정부 탓하면서 이전 정부에서 공을 들여 거의 이뤄놓은 성과는 자기 것인 마냥 하는 것은 이중적인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국내 원자력 관련 업계 복수 관계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이번 체결된 이집트 원전 수주사업은 이전 문재인 정부에서도 공을 들여오던 사업이다. 윤 정부와 문 정부의 노력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이뤄낸 결과로 보여진다.
반면 여권에서는 이번 성과에 대해 열렬히 환영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26일 본인 페이스북에서 “국제적으로 원전 기술력을 인정받아 3조 규모의 이집트 원전 사업을 13년 만에 수주했다. 이로써 대한민국 원전 수출에 물꼬를 다시 텄다”며 “원전 산업이 본격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침체됐던 국내 원전 생태계에도 활기가 돌 것”이라고 극찬했다.
이어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는 잘못된 탈원전 정책으로 새 원전 건설을 중단해 에너지 생태계가 붕괴 위험에 몰렸고, 세계가 부러워하는 한국 원전 경쟁력이 사라질 뻔했다”며 “이제는 달라졌다. 원전은 에너지 하나 없는 우리나라의 확실한 에너지원이고, 경제살리기이고, 일자리 창출의 기회이자 대한민국 경제를 살리는 길”이라고 말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