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한민국의 예산이 639조원으로 집행된다. 윤석열 정부는 복합 경제위기 상황에서 재정의 안전판 기능을 확보하고자 건전재정으로 재정기조를 전면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이번 예산안을 통해 드러낸 것이다.
정부는 30일 국무회의를 열고 2023년 예산 정부안을 확정했다. 내년 예산은 639조원으로 올해 본예산(607조7000억원)보다 5.2% 늘어났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복합 경제위기 상황에서 재정 안전판은 매우 중요하다”며 “이에 따라 내년 예산은 건전재정 기조로 편성했다”고 말했다.
이번 예산안의 가장 큰 특징은 역대 최대 규모인 24조원 상당의 지출 구조조정이 단행된다는 것. 코로나19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내놨던 한시 지원 조치는 종료하되, 긴축을 통해 마련한 예산을 서민·사회적 약자 보호에 집중하겠다는 것.
특히 청년층들을 위해 정부는 이를 위해 청년 지원 예산을 올해 23조4000억원에서 내년 24조1000억원으로 늘렸다.
청년도약계좌, ‘5년 5000만원’으로 확정…희망적금은 판매중단
금융위원회는 30일 ‘2023회계연도 일반회계 세출예산안’을 발표했다.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 예산은 올해보다 11.4% 감소한 3조6838억원 규모로 편성된다.
이 중 윤석열 정부의 대표 공약인 청년도약계좌의 세부사항이 공개됐다. 다만 당초 윤석열 대통령이 공약했던 10년 만기에서 5년 만기 상품으로 변경됐으며, 금액도 1억에서 5000만원으로 줄어들었다.
예산안에 따르면 청년도약계좌 기여금 지급대상은 만 19~34세 청년 중 개인소득 6000만원 이하, 가구소득 중위 180% 이하 기준을 충족하는 청년이다. 병역이행을 한 경우 병역이행기간(최대 6년)은 연령 계산시 미산입된다. 정부는 최대 306만명의 청년들이 가입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다만 만기는 당초 공약인 10년에서 5년으로 단축된다. 이는 매달 70만원까지 붓는 적금 상품의 가입 기간이 지나치게 길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매칭비율은 소득 수준별로 차등을 둘 계획이다. 납입 원금과 정부의 기여금에 은행 금리가 덧붙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청년도약계좌에서 발생하는 이자소득에 대해서는 비과세 혜택을 적용한다. 상품만기는 5년 만기 장기상품으로 계획됐다. 은행의 금리수준과 월납입방식 등 기타 세부사항은 예산안이 확정된 후 상품을 판매할 금융회사가 추가협의를 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306만명이 청년도약계좌에 가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금융위는 관계부처와 협의 결과 청년희망적금은 가입을 재개하지 않을 예정이며 그 대신 청년도약계좌를 가급적 조속히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청년주택 공급 계획 예산안 반영…전세보증금 반환 지원도
내년 예산안에는 청년주택 5만4000호를 신규 공급하는 계획이 반영됐다. 청년주택은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인 청년원가주택과 역세권 첫 집을 통합한 사업이다. 청년, 신혼부부,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 등에게 시세의 70% 이하로 주택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8·16 대책을 발표하면서 청년 원가주택과 역세권 첫 집 공약을 통합 브랜드화해 향후 5년간 50만호를 공급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이를 위해 내년 청년주택 등 공공분양을 늘리기 위한 융자 지원에 1조3955억원을 편성했다.
이와 함께 청년 20만명을 대상으로 6만원 상당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료를 지원하는 사업도 예산안에 포함됐다.
저금리로 주택 구입 및 전세보증금 대출을 지원하는 금융지원 예산도 확대 편성됐다. 주택구입·전세자금(융자) 예산은 1조5270억원(16%) 늘어난 11조570억원으로 확정됐으며, 주택계정 이차보전지원 예산은 3666억원(95.2%) 늘어난 7516억원으로 편성됐다. 이에 따른 수혜가구는 올해보다 2만6000명가량 늘어난 18만9000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청년 일자리 지원·군 병사 월급 인상 내용 담겨
이외에도 청년층들의 구직활동 지원과 군 병사 월급 인상등의 내용도 이번 예산안에 포함됐다.
먼저 정부는 구직을 포기한 청년 5000명이 정부가 마련한 구직의욕고취 프로그램에 참여할 경우 정부가 최대 300만원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도 예산 150억원을 신규로 편성했다.
여기에 구직청년이 일을 경험할 수 있는 취업 지원 프로그램 대상자도 1만명에서 2만명으로 확대한다. 청년을 고용한 기업을 지원하는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의 경우 1년간 총 960만원을 지급하는 데서 2년간 총 1200만원을 지급하는 식으로 강화된다. 월별 지급액을 축소하는 대신 지급 기간을 늘려 청년의 장기채용을 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내일배움카드 훈련단가도 일반직종 5%, 인력부족직종 10%로 각각 상향하고, 월 11만6000원인 훈련장려금도 20만원으로 인상하고, 역량진단·경력설계 등 맞춤형 고용서비스인 도약보장패키지를 통해 대학생 3만명의 취업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병사의 봉급 인상을 포함해 취약청년을 지원하는 예산은 올해 9조7000억원에서 내년에 10조4000억원으로 증가한다. 다만 윤석열 정부가 대선 중 공약했던 군 병사 월 200만원 월급 실현은 오는 2025년에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