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직무대행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쌍방울 그룹 사이 의혹에 대해 이 대표가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쌍방울과의 어떤 불법적인 관계도 없다고 일축했다.
권 직무대행은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대표와 쌍방울 그룹의 검은 커넥션이 차례차례 드러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권 직무대행은 “쌍방울이 발행한 10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페이퍼컴퍼니 2곳이 사들였는데 이 중 1곳의 사외이사는 이태형 변호사다. 이 대표의 선거법 위반 사건 변호인이자 쌍방울이 대신 변호사비 20억 원을 내 줬다는 의혹의 당사자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또 “이 대표가 경기지사로 재직했을 당시 경기도는 아태평화교류협회라는 민간단체와 함께 대북교류행사를 했었는데, 쌍방울이 이 대북단체에 수억 원을 후원했다”며 “이 대표는 북한 고위급인사 5명이 참석했던 이 행사를 자신의 치적으로 홍보해 왔다”고 덧붙였다.
이어 “윤석열 정부의 검찰 간부 인사가 단행된 직후, 수원지검에서 쌍방울에 대한 수사기밀이 대거 유출됐다. 문재인 정부 시절 수원지검은 쌍방울에 대해 봐주기 수사로 일관하다 지검장이 교체되자마자 수사기밀을 쌍방울에 흘렸다. 특히, 검찰의 수사기밀을 몰래 넘겨받은 법무법인에는 이태형 변호사가 있다”고 지적했다.
권 직무대행은 “쌍방울과 이태형 변호사의 각종 의혹과 범죄적 행각은 결국 하나의 점으로 모일 수밖에 없다. 바로 이재명 대다. 쌍방울은 변호사비 대납 비용의 출처이고, 이 변호사는 의혹의 당사자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권 직무대행은 “횡령·배임·뇌물·증거인멸 등 지금 제기된 의혹은 하나같이 파렴치한 것 뿐”이라며 “야당 대표와 관련된 일련의 사건들이 범죄스릴러 영화 같고, 살아있는 형법 교과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대표는 국민적 의혹 앞에서 성실하게 입장을 밝히고 죄가 있다면 법의 심판도 받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권 직무대행은 구체적인 사례로 이 대표의 변호사비를 쌍방울이 대납했다는 의혹 당사자인 이태형 변호사가 쌍방울 계열사 사외이사라는 언론 보도 내용과 이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경기도 대북교류 사업에 쌍방울이 수억 원을 후원했다는 의혹 등을 언급했다.
이러한 국민의힘의 커넥션 의혹 제기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쌍방울과의 인연은 내복 하나 사 입은 것밖에 없다. 쌍방울 내복은 잘 입고 있다”고 일축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본소득당 용혜인 대표를 접견한 뒤 권성동 비대위원장 직무대행의 주장에 대해 묻는 기자들에게 “상식적으로 판단하면 되지 않겠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자신과 쌍방울 사이에는 어떤 불법적인 관계도 없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반박한 것이다.
앞서 지난 8월 31일 중앙대 법대 선후배 사이인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민의힘 원내대표실에서 만나 ‘협치’를 이야기하면서도 종합부동산세나 정부 예산안 등 정책 현안을 두고는 양측이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권 원내대표는 이 대표에게 당선 축하인사를 전하며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압도적 승리를 축하한다. 드디어 이재명의 민주당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잘 아시다시피 여의도의 여당은 민주당 아닌가. 169석이라는 아주 거대한 의석을 갖고 계신데, 민주당의 협조 없이는 법안이든 예산이든 하나도 처리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앞으로 국회가 순조롭게 풀려나가리라 기대하고 또 예상한다”고 발언을 이어갔다.
이에 이 대표는 “여든 야든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대리인이라는 점에서는 다를 바 없다. 야당으로서 해야 할 역할은 하겠지만 필요한 조정은 자주 대화를 통해 해결해 나가길 바란다”고 답했다.
특히 권 원내대표는 여야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종부세 완화 문제에 대해 “이 대표는 1주택자 종부세를 완화하겠다고 대선 후보 시절 공약했는데, 지금 여야 협상이 진행 중이다. 그 부분에 관심을 갖고 들여 봐 달라”고 당부했도, 이 대표는 “종부세 문제에 대해선 당에 가급적 협력적 입장을 가지라고 얘기는 했다. 그렇다고 권 원내대표께서 지나치게 과도한 욕심은 내지 말라. 적절한 선에서 처리되길 바란다”고 답했했다.
10분여간 공개 대화 후 15분여간 진행된 비공개 회동에선 두 사람이 과거 사법고시 공부를 함께 했던 이력과 권 원내대표의 부인이 이 대표의 미팅을 주선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