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정기 예적금 잔액이 전달 보다 18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은행들이 예적금 금리를 올리면서 여유 자금이 몰린 결과로 풀이된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8월말 정기 예·적금 잔액은 768조5434억원으로 전달(750조5658억원)보다 17조9776억원 증가했다. 정기예금 잔액은 17조3714억원(2.44%) 늘어난 729조8206억원, 정기적금 잔액은 6060억원(1.59%) 증가해 38조7228억원을 기록했다.
은행 예적금으로 돈이 몰린 것은 기준금리 상승에 따라 예적금 금리가 올라간 영향으로 보인다. 현재 시중은행의 예금 금리는 대체로 3%대, 적금 금리는 4%대 수준이다. 지난해 초 0~1%대 수준에서 급격히 상승한 상황이다.
금융권에서는 올해 말까지 금리 상승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의 금리 상승 기조에 따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상이 한두 차례 더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올해 기준금리가 연 3%까지 올라갈 것으로 내다본다.
올해 연말까지 금리 인상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예적금 신규가입이나 갈아타기를 고민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은행권은 금리상승기 추가 금리 인상 혜택을 고려해 1년 미만의 만기가 짧은 상품 가입을 고민해 볼 것을 권유했다. 예컨대 1년짜리 정기예금 보다는 3개월짜리 가입을 검토해 보라는 권유다.
또 이미 가입한 예적금의 경우 해약 시 부과되는 중도해지이율과 신규 상품으로 가입할 경우 받을 수 있는 이율을 비교해 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예적금의 경우 중도에 해지하게 되면 부은 기간에 따라서 이자율에 불이익을 받기 때문이다.
대체로 만기가 석 달이 안 남았다면 중도해지를 하지 않고 상품을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반대로 예적금에 가입한지 석 달이 넘지 않았다면 중도 해지와 함께 금리가 더 높은 다른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리상승기 1년 단위의 예적금 보다는 3개월 단위 가입 후 금리 상승 추세를 보면서 6개월 단위 가입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며 “올해 말까지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만큼 내년 초 1년 만기 가입을 하는 것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