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완주군 상운리 고분군이 전라북도 기념물로 지정돼 만경강유역 마한역사문화권 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게 됐다.
6일 완주군에 따르면 전날 전라북도 문화재심의회에서 완주 상운리 고분군이 유적의 역사적 가치와 의의를 인정받아 전북도 기념물로 신규 지정됐다.
완주 상운리 고분군은 만경강 본류와 소양천이 합류하는 지점에 위치한 마한의 분구묘가 군집을 이룬 유적으로, 2000년대 초반 완주 IC 건립에 따른 발굴조사를 통해 확인됐다.
당시 조사 결과 청동기~백제까지 다양한 유구와 유물들이 확인된 가운데 마한의 대표 문화라 할 수 있는 분구묘 다수와 분구묘 내부에서 수 천점에 달하는 토기, 철기, 장신구(옥)류가 출토돼 주목을 받았다.
학계에서는 오랜 기간 유적을 점유한 만경강유역 거주민이 남긴 완주 상운리 고분군에서 계기적인 분구묘의 변화 양상을 확인할 수 있고, 토기 등의 유물을 통한 문화적 변이 양상을 가능 확인한 점 등을 높이 평가했다.
또한 망치와 집게 등 단야구 세트가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단일유적 내에서 다수 출토된 점, 옥으로 만들어진 장신구가 다량 출토된 점 등을 볼 때 완주군 용진읍 일원에 마한 54국 중 하나에 해당 할 정도의 큰 정치세력이 유적을 형성한 것으로 해석했다.
역사학계에서는“마한 사람들은 금은보다 옥을 좋아한다”는 문헌기록 상의 마한 문화를 실증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등 상운리 고분군이 학술적 가치가 중요한 유적으로 평가했다.
이에 따라 기존에 설계된 도로와 톨게이트 사무실은 위치가 변경됐고, 유적은 문화재청의 원형 보존조치를 받아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완주군은 지난 2015년부터 유적 전수조사와 정밀지표조사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고속도로 발굴조사에서 확인된 유적 이외에도 인접한 일원에 분구묘로 추정되는 고분들이 수십여 기 잔존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문화재청 국립완주문화재소와 협력해 지난 2021년과 올해 발굴조사를 통해 마한 고분을 추가로 확인, 완주 상운리 고분군의 국가 사적화를 위한 학술대회를 작년 10월에 공동 개최하기도 했다.
완주군은 특히 지난해 전라북도 및 마한역사문화권에 해당하는 시·군과 2020년 제정된 ‘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의 마한역사문화권에 전북지역이 제외된 것에 대한 꾸준한 문제 제기와 개정 노력을 통해 작년 12월 마한역사문화권에 전북지역을 포함시키는 법적 토대를 마련해 사업 추진의 원동력으로 삼았다.
유희태 완주군수는 “완주 상운리 고분군은 전북을 대표하는 마한유적으로서 전라북도 기념물로 지정됨에 따라 그 가치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미 학계에서는 국가 사적으로 지정될 만 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평가한 만큼 이를 위한 국립완주문화재연구소와의 학술조사연구 협력사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나갈 것”이라며 “국가 사적화를 위한 행정절차를 차질 없이 진행시켜 최대한 빠른 시기 내에 국가 사적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완주=김영재 기자 jump022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