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예상 밖의 뜨거운 미국 인플레이션 수치에 또 다시 연고점을 경신했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9.4원 오른 1393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현재 원·달러 환율은 1394원대에 거래중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7일 장중 연고점(1388.4원)을 기록한 이후 3거래일만에 기록을 갈아치웠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1390원을 돌파한 것은 종가 기준 2009년 3월 30일(1391.5원) 이후 13년 5개월여만에 처음이다.
달러 강세는 미국 8월 소비자물가가 예상을 뛰어넘으면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다음주 기준금리를 크게 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된 영향이다.
이날 미국 노동통계국은 8월 CPI(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기 대비 8.3%, 전월 대비 0.1%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8.1%)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미 연준의 0.75%p 인상을 유력하게 전망하면서 조심스럽게 1.00%p 인상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미 연준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현재 원·달러 환율 상승 배경에는 미국 달러화 강세 기조에 따른 영향이 지배적이다. 올해 들어 달러화는 15%가량 강세를 보인 가운데 원화 가치는 달러화 대비 13% 정도 약세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달러화 강세는 미국 채권금리 상승에 동조화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금리 인상 지속 발언으로 예상보다 미국 채권금리 상승 및 달러 강세가 길어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덧붙였다.
그는 “전 세계 경기침체 논란, 한국경제 수출 타격 우려, 연준의 양적 긴축 등으로 경제 여건 측면에서도 원·달러 환율의 상승 요인이 우세하다. 향후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수준까지 상승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