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론으로 발의된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별검사법에 대해 야권 인사들의 “현실적이지 않다”는 회의적 반응들이 제기되고 있다.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4일 오전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법사위원장이 국민의힘 소속 의원이기 때문에 법사위 통과가 어렵고, 법사위 통과 방편으로 패스트트랙을 생각해볼 수 있는데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이 특검법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그 협조를 받을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그렇다고 해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서슬 퍼런 사정의 칼날에 비해서는 김건희씨와 윤 대통령에 대한 칼날은 너무 무디고 형평에 맞지 않아서 이를 묵과할 수 없다는 여론도 상당히 많은 것 같다. 이런 국민적 여론을 민주당으로서는 무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도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를 겨냥한 ‘특검법’ 추진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수사에 대해 모두 중단하자고 촉구했다.
조 의원은 지난 13일 밤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해 “특검은 핵폭탄이라고 생각한다. 탄핵, 특검 이런 건 정말 극단의 선택”이라며 “핵폭탄 발언들만 계속 나오는 건 정치가 아니다. 여야가 합의해 퉁칠 건 퉁치자”고 밝혔다.
그는 “배우자 건들면서 하는 정치는 바람직하지 않다. 김혜경 씨도 마찬가지다. 검찰이 하는 수사 중에 제일 쪼잔한 게 부인에 대한 것이다. 서로 넘어가고 덮어줄 수 있는 아량, 그런 정치적인 선택을 했으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앞서 조 의원은 12일 밤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 승부'에 출연해 “(특검이 도입되면)진짜 정치는 실종되는 상황이 될 것이다. 저는 (조연을)하겠다고 약속한 적도 없고, 그 쇼의 메시지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제가 특검법에 동의하고, 본회의를 통과하더라도 대통령이 거부할 가능성이 거의 99.9%다. 그럼 다시 국회로 넘어오고 그걸 재송부하려면 3분의 2 찬성이 있어야 하는데 (민주당에) 그 숫자는 없다. 조금만 계산해 보면 현실성이 매우 없는 길이라는 것을 다 알고 있는데, 왜 이걸 추진할까? 민주당이 추석 밥상에 이걸 올려야 된다는 생각인데 그게 저는 굉장히 불편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7일 김 여사를 둘러싼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및 ‘허위 경력 기재 의혹’ 등에 대한 진상 규명 필요성을 강조하며 ‘김건희 특검법’ 법안을 발의했다.
특검법안의 국회 본회의 표결을 위해선 반드시 국회 법사위원회를 통과해야 한다. 국민의힘의 반대로 민주당이 패스트트랙을 추진하고, 조 의원이 특검법 반대를 주장할 경우 법안 통과가 쉽지 않게 된다. 민주당 소속 법사위원은 10명으로, 국회 법사위원 3분의 2 동의를 얻기 위해선 11명이 동참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과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본회의에서 단독 처리를 하더라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어 실제로 통과할 가능성이 낮다는 게 정치권 중론이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