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좀환자 18.8%만 병원 찾아… 민간요법 기대면 병 커진다

무좀환자 18.8%만 병원 찾아… 민간요법 기대면 병 커진다

대한피부과학회, 무좀 인식조사 발표
2021년 무좀환자 218만명… “병원서 전문적 치료 받아야”

기사승인 2022-09-15 16:19:58
대한피부과학회가 15일 제20회 피부건강의 날을 맞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무좀에서 살아남기’라는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김은빈 기자

무좀 환자 10명 중 8명이 병원에 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무좀에 대한 잘못된 정보와 오해로 질병을 키우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병원에서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대한피부과학회는 15일 ‘제20회 피부건강의 날’을 맞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무좀에 대한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무좀을 앓았던 경험이 있는 600명과 일반 국민 400명(총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학회에 따르면 무좀은 주로 발에 발생하는 곰팡이(진균) 감염증으로, 조기에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치료하지 않으면 손·발톱, 두피에도 침범해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무좀 환자는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무좀 관련 요양 급여 비용은 약 900억원으로, 지난 2012년 694억원 이후 10년간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해 무좀으로 치료받은 환자 수는 217만8713명에 달했다.

무좀 증상이 발현됐음에도 불구하고 바로 병원에 내원한 비율은 18.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피부과학회

이번 조사 결과 증상이 발현됐음에도 불구하고 바로 병원에 내원한 비율은 18.8%에 불과했다. 병원 외의 방법을 활용한 비율이 더 높았다. 약국에서 약을 구매(49.9%)하거나 온라인 및 SNS 검색(7.3%)하는 환자가 많았다. 민간요법으로 치료했다고 밝힌 응답자도 7.4%에 달했다. 

민간요법으로는 △식초, 빙초산에 발 담그기(76.1%) △물집 터뜨린 후 약 바르기(29.3%) △소주, 알코올에 발 담그기(24%) △마늘즙 바르기(11.6%) 등을 들어본 적 있다고 답했다.

김효진 부산백병원 피부과 교수는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은 되레 병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 교수는 “식초 등을 이용한 민간요법은 의학적 근거가 전혀 없다. 강산성을 띠고 있어 잘못 사용할 경우 화학적 화상을 입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집 터뜨리기는 세균 감염의 위험이 있다. 알코올은 소독력이 있을 것이란 일반적 생각에 많이 사용하는데 불확실한 정보이며, 절대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무좀약에 대한 편견도 병원 치료를 기피하는 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무좀약은 독하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 응답자는 88.4%에 달했다. △발진, 가려움 등 피부 트러블이 생긴다 60.4% △간이 나빠진다 48.5% △속이 메스꺼워진다 31.8% △면역력이 떨어진다 18.3% 등 응답이 뒤를 이었다. 

김 교수는 과거 항진균제 등 치료제와는 달리 요즘 피부과에서 처방하는 약의 부작용이 매우 낮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9년 지역약물센터(국립의료원)에 보고된 약물부작용 총 4301건 중 피부과 약의 부작용 건수는 43건(1%)에 그쳤다. 항생제 부작용 440건에 비해 항히스타민제 부작용에 대해 보고된 건은 21건에 불과했다.

그는 “과거 무좀약으로 썼던 치료제가 간 독성 이슈로 문제가 되면서 약이 독하다는 편견이 많다. 그러나 현재는 안전하고 부작용이 적은 약들로 대체됐다”면서 “오히려 치료하지 않았을 때의 문제가 더 크다”고 말했다.

무좀 증상 발현 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응답도 16.7%에 달했다. 전문적인 치료 실천에 대한 인식을 더 높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피부과 의사들은 잘못된 방법을 사용하거나 방치할 경우 병을 키울 수 있다며 병원에 내원해 조기에 치료받길 당부했다.

김동현 대한피부과학회 홍보이사는 “잘못된 무좀 치료를 받은 환자가 나중에 2~3차 병원에서 봉와직염이나 세균 감염으로 입원하기도 한다”며 “당뇨 등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는 무좀으로 세균 감염이 반복되면 발끝이 괴사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양원 대한피부과학회 홍보이사도 “손·발톱 무좀의 경우 통증이 없어 일상생활에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않아 치료를 받지 않는 경우가 많다”면서 “가족 중 당뇨 환자나 소아 등 면역에 취약한 구성원이 있다면 의도치 않게 감염원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창근 대한피부과의사회 회장은 “무좀은 흔하게 걸릴 수 있는 질환이지만 우습게 보다가 큰코 다치기 쉬운 질환이다. 민간요법에 기대 돈과 시간을 낭비한 것을 진료실에서 많이 봤다”며 “피부과 전문의 의원을 찾으면 다양한 진단법과 경구제 및 국소약물, 레이저 치료 등을 통해 완치가 가능하다. 무좀이 의심된다면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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