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완주군에 임진왜란(1592년) 당시 풍전등화의 위기에서 나라를 지켜낸 의병장 황박 장군의 숭고한 호국정신을 기리는 기념비가 들어섰다.
완주군은 19일 운주군 산북리 대둔산휴게소 옆 이치전적지에서 의병장 황박 장군 기념비 제막식을 가졌다.
이치전적지에 세워진 황박 장군 기념비에는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쓴 비문이 담겼다.
완주군과 (사)웅치·이치전투기념사업회가 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유희태 완주군수, 서남용 완주군의회 의장 등 기관·단체장과 주민 등 200여명이 참석해 황박 장군의 호국정신을 기렸다.
정 전 총리는 기념사를 통해 “임진왜란 당시 웅치전투와 이치전투는 호남을 지켜낸 중요한 육상전투로 황박 장군은 두 전투에 참전해 혁혁한 공을 세웠다”며 “황박 장군의 저지로 왜군은 전라도에 한 발짝도 들여놓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 전 총리는 “이번 기념비 제막식을 계기로 전국에 황박 장군의 기개와 정신을 바로 세울 수 있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유희태 군수는 기념사에서 “독립운동의 후손으로서 황박 장군의 고귀한 희생을 기리는 기념비 제막식이 감격스럽다”며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황박 장군과 수백명의 의병들이 계셨기에 우리나라가 지금 번영을 누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남용 군의회 의장도 “황박 장군의 이치전투 승리가 없었다면 임진왜란의 불리한 전세(戰勢)를 뒤집기 힘들었다”며 “웅치 전적지의 국가 사적지 지정을 통해 교육의 터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병주 (사)웅치·이치전투기념사업회 상임대표는 “외세의 침탈에 맞서 나라를 지켜낸 황박 장군과 선열들의 숭고한 호국정신을 이어받아 앞으로 웅치전투와 이치전투가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임진왜란 웅치·이치전투는 호남을 지켜낸 중요한 육상전투로, 최근 영화 ‘한산 : 용의 출현’에서도 황박 장군을 비중 있게 다뤄 새롭게 재조명되고 있다.
의병장 황박 장군의 기념비는 지난해 12월 완주군의 보조를 받아 (사)웅치·이치전투기념사업회가 건립, 비석의 문구는 현재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작성했다.
완주군은 임진왜란 호국전적지의 역사적 가치를 살리기 위해 웅치전적지를 국가사적 지정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웅치전투가 있었던 음력 7월 8일에 매년 기념식을 개최하고 있다.
완주=김영재 기자 jump022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