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앱스토어 결제가 기습인상…게임업계 ‘고심’

애플, 앱스토어 결제가 기습인상…게임업계 ‘고심’

기사승인 2022-10-05 06:30:02
애플.   로이터/연합뉴스

애플 앱스토어 인앱 결제 가격 인상안이 오는 5일부터 적용되는 가운데 국내 게임업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다수의 게임사는 이용자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최대한 판매 가격을 유지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서비스 내에서 유통되는 일부 아이템, 유료 재화 등의 가격 변동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애플은 지난달 19일 한국을 포함한 일본·베트남·스웨덴·폴란드·이집트 등의 국가에서 앱 스토어 내 결제 가격을 인상한다고 밝혔다. 인상 가격은 5일부터 적용되며, 결제 가격 0.99달러(1티어)당 1200원씩 받던 인앱결제 가격이 1500원으로 25%가량 인상될 예정이다.

개발자들이 가격을 직접 책정하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와는 달리 애플은 1~87단계까지의 티어(단계)표를 정해 개발자들에게 가격을 정하도록 하고 있다. 가격 인상 이전에는 1단계부터 3단계까지 각각 1200원, 2500원, 3900원이었고, 10단계는 1만2000원으로 책정돼 있었다.

이번에 발표한 인상안에서는 1단계가 1500원, 2단계가 3000원, 3단계는 4400원으로 책정됐다. 10단계는 1만5000원이며, 마지막 단계인 87단계는 149만원(종전 119만원)으로 인상되며, 모든 단계에서 약 20~25%씩 가격이 올랐다.

이에 따라 앱스토어를 활용에 자사 게임을 서비스하던 게임사들 입장에서는 유료로 제공하던 일부 아이템이나 재화 등의 가격변동이 불가피해졌다. 개정된 티어표에 기존 가격이 없으면 게임사들 입장에서는 가격을 인하하거나, 유저 반발을 감안하고서 가격 인상을 택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예를 들어 기존 13단계에 책정됐던 1만6000원은 개정된 티어표에 존재하지 않는다. 10단계의 1만5000원 혹은 11단계의 1만7000원 중 하나를 택해야 하는 것인데, 이럴 경우 인하 혹은 인상이 불가피해진다.

3N.   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카카오게임즈 등 국내 대형 게임사들은 이용자들이 느끼는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존 상품 가격을 최대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넥슨은 개별 게임 공지를 통해 “이용자들이 겪을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대한 기존의 판매 가격을 유지하는 형태로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면서 “다만 애플의 가격 변경 정책 내 기존의 판매 가격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상품 구성과 가격 변경이 필요한 경우가 있을 수 있기에, 게임별 변동 사항에 대해서 적용 전 상세하게 안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엔씨소프트는  자사 게임의 가격 조정안을 공지했다. ‘리니지M’과 ‘리니지W’의 경우 기존 120 다이아 상품의 가격을 3900원에서 3300원으로 낮추는 한편, 400 다이아 등 상품 가격은 소폭 인상할 것이라 밝혔다. 인상과 인하를 함께 진행함으로써 유저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넷마블은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의 가격을 동일하게 변경하는 대신 지급하는 재화의 종류와 양을 늘렸다. 예를 들어 ‘리니지2 레볼루션’의 경우 기존 1만1000원이었던 패키지 가격을 1만2000원으로 소폭 상향하고, ‘블루다이아 40개’, ‘레드다이아 150개’, ‘소환상자 뽑기권 3개’ 등의 재화를 추가로 지급한다.

카카오게임즈는 ‘우마무스메 프리티더비’ 공식 카페를 통해 “카카오게임즈에서는 애플 앱스토어 가격 인상이 진행되더라도 최대한 기존 상품 판매 가격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며 “단 가격 정책 변경으로 인해 일부 상품들은 판매 가격에 다소 차이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러한 상품들은 상품 구성 내용과 판매 가격이 변경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중소 게임사의 경우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대형 게임사는 기존 판매가를 최대한 유지하는 방향으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자금이 부족한 중소 규모 개발사들은 가격 인하를 하면 경영적인 어려움을 직면할 수 있다.

대형 게임사에 근무하고 있는 퍼블리싱 담당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건물주가 갑자기 월세를 올려 임차인들이 어려운 상황에 놓인 것과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3N(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을 비롯한 메이저 게임사는 기본적으로 이용자 수가 보장돼있기에 어느 정도의 가격 조율을 통해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고정 이용자를 확보하지 못한 중소 및 인디개발사의 경우 갑작스러운 매출 변동으로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국회는 이번 국정감사에서 애플의 인앱 결제금액 기습 인상을 다룬다는 입장이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피터 알덴우드 애플코리아 대표를 오는 7일 열리는 국감 증인으로 채택했다. 하지만 글로벌 기업 특성상 알덴우드 대표가 출석하더라도 ‘본사 지침’을 언급하며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강한결 기자 sh04khk@kukinews.comㄴ
강한결 기자
sh04kh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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