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불 판정’ 받은 블루 아카이브… 게임위에 뿔난 게이머들

‘청불 판정’ 받은 블루 아카이브… 게임위에 뿔난 게이머들

기사승인 2022-10-07 17:14:52
넥슨 '블루 아카이브'.   넥슨

최근 ‘블루 아카이브’, ‘페이트/그랜드 오더(이하 페그오)’ 등 일부 서브컬처 장르의 모바일게임들의 등급재분류 통보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몇 년 동안 별 문제없이 서비스되고 있던 게임들의 갑작스러운 조치에 이용자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블루 아카이브, 페그오, ‘명일방주, ‘백야극광’ 등 복수 서브컬처 게임들은 현재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 등급 재분류 절차를 밟고 있다. 재분류 이후에는 기존 12~15세 이용가 등급이던 해당 게임들이 등급이 올라 ‘청소년 이용불가’ 등으로 상향될 것으로 보인다. 등급이 상향되면 일부 유저들은 게임에 접근할 수 없게 된다.

넥슨게임즈의 김용하 총괄PD는 지난 4일 공지를 통해 “지난달 게임위로부터 게임의 리소스를 수정하거나 연령 등급을 올리라는 권고를 받았다”면서 틴 버전 앱과 성인 버전 앱이 분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PD는 “리소스를 수정하는 쪽이 당장 빠르게 대응할 수 있지만, 수정 내용이 모든 유저들을 만족시킬 수 없다”면서 “이후 유사한 이슈가 재발생하며 반복적으로 유저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 염려스러웠다”고 설명했다. 이어 리소스가 수정되는 청소년 버전 또한 캐릭터 이미지를 손상시키지 않도록 감수 과정을 거칠 것으로, 수정되는 리소스가 생길 경우 사전에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공지가 나오자 블루 아카이브 이용자들은 의구심을 품었다. 블루 아카이브는 지난해 출시 당시 국내에서는 15세 이용가로 출시되었는데, 출시 초기도 아닌 1년이 다 돼 갑작스럽게 심의 조정 권고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용자들은 별도의 틴 버전 개발로 인한 개발 리소스 및 역량의 분산도 걱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게임물관리위 청사.   연합뉴스

블루 아카이브를 비롯한 서브컬처 게임 이용자들은 이번 게임위의 조치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사안이 특정 커뮤니티 유저들의 소위 ‘좌표 찍기’에 따른 결과라는 주장도 퍼지고 있다. 몇몇 커뮤니티 유저들이 정기적으로 게임위 홈페이지 등을 통해 블루 아카이브, 페그오, 명일방주와 같은 게임들의 이용 연령 등급에 이의를 제기하며 집단으로 민원을 넣었고, 게임위가 여기에 동조했다는 것이다.

일본 서버 오픈부터 블루 아카이브를 즐기고 있다는 한 이용자는 “이번에 지적된 게임들은 모두 글로벌 서비스 중 문제가 없었는데, 한국에서만 재분류 권고를 받았다”며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상태에서 단순히 민원이 들어왔다는 이유로 이러한 조치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논란이 된 블루 아카이브의 일러스트의 경우 2년 동안 넘게 일본에서 서비스 진행되는 동안 한 번도 이용 등급에 대한 문제가 없었다.

이용자들은 게임위의 등급 상향에 대한 반론과 함께 특정 커뮤니티 회원에 대한 보복성 민원으로 ‘앙상블스타즈’의 등급적정선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 민원 빅데이터 자료에 따르면 전일 5000여건, 6일 오전 중 1000여건 등 6000여건 이상의 민원이 접수된 것으로 파악된다.

게임위의 ‘등급분류세부기준’에 따르면 게임물에 ‘선정적인 노출이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묘사’가 있는 경우 ‘선정성’ 구분에 따라 ‘청소년이용불가’ 판정 사유에 해당한다. 게임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블루 아카이브의 경우에는 오래 전부터 모니터링 대상에 올라와 있던 게임이고, 유저들의 민원 제기와 시기가 겹쳤을 뿐이며, 정상적인 사후관리 처리를 한 사례”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대다수의 이용자들은 “선정성을 판단하는 구체적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며 “심의를 진행하는 도중 어떠한 과정을 거쳐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 등이 제대로 공개하지 않아 투명성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게임업계에서도 비슷한 목소리가 나온다. 한 대형게임사 관계자는 “업계에서도 게임위 측 등급 기준이 다소 분명하지 않다는 의견들이 많다”며 “심의 위원회의 상당수가 게임 이해도가 낮거나, 게임에 대한 우호도가 낮은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등급 분류가 게임 내 콘텐츠 표현은 물론 게임 성패 자체에도 큰 영향을 주는 만큼 더 명확한 기준 안내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오는 13일 게임위 등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관에 대한 국정감사에 들어간다. 국회 문체위 소속 한 의원실 관계자는 “게임위 결정에 찬성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 양쪽에서 의견이 많이 들어왔다”며 “여러 의견을 다각적으로 검토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강한결 기자 sh04kh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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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04kh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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