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지난 11일 “민주당 김의겸 대변인이 어제 한 방송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인사들을 ‘대북 코인’사건에 엮기 위해 수사 차 미국 출장을 다녀왔다고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지난 6일 법무부 국정감사 중 ‘그리피스 사건’에 대해 언급하며 사건 관련 자료 중 한 이메일에 2018년 당시 ‘한국의 서울시장과 성남시장이 북한에 이더리움 서버 리서치 센터를 만드는데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내용이 들어있다고 폭로한 바 있다”고 논평을 시작했다.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그 이메일 안에 ‘이재명 성남시장’ 등이 등장하며, ‘북한과의 연결 고리를 잡아내 문재인 정부 주요 인사들과 이재명 시장을 일망타진할 수 있는 계기’라서 한 장관이 미국 출장을 간 것이라 공개 발언한 것”이라며 “이재명 대표 범죄에 대한 내부폭로인가? ‘지라시’인가? 언론재갈법 강행 처리에 앞장선 민주당 김의겸 대변인은 자신의 발언에 어떤 책임을 질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양 수석대변인은 “김 대변인의 반복되는 오발탄에 야권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검증되지 않은 ‘지라시’수준의 의혹을 무리하게 제기한 것이 한두 번이 아니기 때문이다. 김 대변인이 주기적으로 뿌려대는 ‘지라시’에 대한 피로도가 높아져만 간다”며 “지난 대선 과정에서 김건희 여사에 대한 무분별한 의혹 제기로 고발당했던 그는 이제 타겟을 한동훈 법무부 장관으로 변경한듯하다. 지난달 한 법무장관이 민주당 이재정 의원과 악수하는 사진을 연출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가, 김 의원의 주장과는 전혀 다른 당시 현장 영상이 공개돼 곤욕을 치른 바도 있다”고 비판했다.
양 수석대변인은 “김 대변인의 끝없는 ‘지라시’는 우리 정치에 대한 신뢰를 좀 먹는다. 국회의원은 헌법기관으로 정부의 운영을 비판할 권한을 가지고 있지만, 명확한 근거가 없는, 무분별한 의혹 제기는 선전·선동과 다름없다”며 “지난해 김 대변인은 ‘언론재갈법’ 강행 처리 시도에 앞장섰다. 언론보도를 오염물질에 비유하며 언론에 부과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액 하한선 철폐를 주장했다. 그렇다면 김 대변인의 지라시엔 얼마의 벌금을 물려야 하나. 그리고 사법기관은 김 대변인이 제기한 ‘대북 코인’의혹을 반드시 밝혀야 한다. 이재명 대표가 성남시장 재임 당시 ‘대북 코인’에 관여했다면, 새로운 ‘불법리스크’가 추가되는 것이다. 국민께서는 ‘대북 코인’에 대한 김 대변인의 해명도 기다리고 계신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의겸 대변인은 같은 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버질 그리피스 한국 정치인 연루설’을 언급하며 지난 6월 한 장관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대북 코인 연루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했고, 이는 검찰청법 위반에 따른 탄핵 사유라고 주장했다. 검찰청법 8조에 따르면 법무부 장관은 구체적 사건의 수사를 지휘할 수 없다.
한 장관은 미국 출장 당시 뉴욕남부연방경찰청을 방문해 버질 그리피스 이더리움 개발자 사건을 담당하는 수사관을 만났다. 그리피스는 2019년 북한 평양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대북 제재를 피해 암호화폐를 해외송금하는 기술을 소개한 혐의로 미국 법원에서 징역 63개월형을 선고받았는데, 이 사건을 미국 뉴욕남부연방경찰청에서 수사했다는 게 김 대변인 주장이다.
김 대변인은 “당시 수사 과정에서 발견된 그리피스의 이메일 속에 이재명 대표, 박원순 전 서울시장 그리고 국회의원들이 등장한다”며 “정치적 반대자의 입장에서 보면 문재인 정부 주요 인사들 그리고 이재명 대표를 일망타진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지난 6일 법무부 국정감사에서도 한 장관에게 같은 취지로 질의한 바 있다. 이에 한 장관은 “암호화폐 수사와 관련해 미국과 공조하는 것은 맞지만 구체적 사건을 밝힐 순 없다”며 “진짜 그런 문제가 있다면 범법 가능성이 큰데 조사하면 안 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