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2일 기준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한은의 빅스텝에도 환율 상승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연준의 매파성과 영국발 금융불안에 달러 강세가 지속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1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11시 25분 기준 1435.1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 거래일 종가 1435.20원 보다 0.10원 떨어졌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430.00에 거래를 시작한 이후 점차 상승폭을 키워 1435원대에 재진입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했다. 한은의 빅스텝 결정은 최근 지속되는 고환율 문제가 주요 변수로 작용했다. 금통위는 금리 결정 직후 내놓은 통화정책방향 회의 의결문에서 “환율 상승으로 인해 물가의 추가 상승 압력과 외환 부문의 리스크가 증대되고 있는 만큼 정책 대응의 강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한은의 결정에도 환율 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의 하락 조짐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은 상황. 시장에서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 이미 선반영됐고, 해외 악재가 환율 상승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도 이와 관련해 “한은 금통위 이벤트가 예정된 점은 통상 원화 강세요인으로 작용하지만 이번 주에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며 “한은의 통화정책 스탠스가 연준의 행보를 따라가는 만큼 원화가 특별히 강세를 보이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의 매파성과 영국발 금융불안 확대 등에 주목한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달러/원은 견고한 고용에 의한 연준의 매파성과 영국발 금융불안 확대 등에 위험회피 심리가 고조되며 상승이 전망된다”며 “비농업 고용지표는 연준 피봇 결과를 완벽히 일소시키며 달러 강세 기조를 회복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시장의 신임을 잃은 영국 트러스 내각이 단기자금 지원 프로그램 운영 등 새로운 정책을 보이며 금융 불안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도를 높이고 있다”면서 “키이우에 대한 러시아 포격 사건까지 보도되자 위험통화인 원화 약세압력이 커질 공산이 농후하다”고 밝혔다.
향후 원달러 환율의 변수로는 오는 12일(현지시각) 발표될 미국의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와 13일(현지시각) 공개될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주목된다. 특히 지난 6월부터 높은 수준으로 금융시장에 충격을 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