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스텝 후폭풍, 2금융권으로…자금조달·부실율↑

빅스텝 후폭풍, 2금융권으로…자금조달·부실율↑

여전채 3년물 금리 연초대비 2배 이상 증가…조달비용↑
보험업계, 부동산PF 시중은행보다 많아…부실우려 증가

기사승인 2022-10-15 06:10:04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제공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두 번째 빅스텝(기준금리 0.5%p 인상)을 단행하면서 국내 금융업계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2금융권의 경우 부정적인 여파가 더 큰 상황인데, 시장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카드사들과 저축은행들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질 전망이다. 또한 저금리 기간 큰 폭으로 증가했던 보험사들의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들의 부실 위험이 커지고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2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개최하고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연 3.00%로 0.50%p 인상했다고 밝혔다. 한국 기준금리가 3%대로 올라온 건 2012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또한 한은이 지난 7월 기준금리를 0.5%p 인상하는 ‘빅스탭(기준금리를 0.5%p 인상하는 것)’을 최초로 단행한 이후 두 번째 연속 빅스탭이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장금리도 같이 상승하게 됐다. 이를 두고 금융사, 특히 2금융권에서는 긍정적인 반응보다 부정적인 반응이 더 많다. 대표적으로 저축은행과 카드사가 있는데, 이들은 자금조달에 어려움이 커질 것이란 우려를 표하고 있다.

실제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3일 여전채 AA+ 3년물 금리는 5.511%로 나타났다. 이는 연초(1월 3일) 2.420%와 비교해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업계에선 여전채 금리가 연내 7%까지도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카드업권은 자체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들은 영업에 필요한 자금의 60~70%를 여신전문금융회사채를 통해 조달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나마 저축은행은 자체적인 수신이 가능한 상황이라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업계 평균 예금금리(1년 기준)는 연 4.27%다. 저축은행 업계의 예금금리는 한 달 사이 0.4%p(포인트)가 올랐고, 1년 전보다는 1.8%p 높아졌다. 특히 저축은행 정기예금의 평균 금리가 4%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12년 8월 이후 약 10년 만이다.

이처럼 수신금리가 높아지면 저축은행은 조달금리 상승에 따른 수익감소를 피하기 어렵다. 이는 곧 대출절벽이 높아지거나 대출금리가 올라가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1금융권과 차별화를 위해서라도 예금금리를 올려야 하는데 시중은행도 4%대를 넘어선 상황”이라며 “하지만 법정최고금리 상한선이 있는 상황에서 마진을 고려한다면 무작정 수신금리를 올리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업권의 경우 저금리 상황에서 부동산 대체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것이 역으로 돌아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2012~2022) 은행권의 PF 대출액은 24조5000억원에서 28조3000억원으로 늘어난 반면, 보험사의 PF 대출액은 4조9000억 원에서 43조3000억원으로 무려 10배 이상 증가했다. 시중은행보다 약 1.5배 많은 수치다.

부동산PF는 기업의 신용과 담보에 기초해 자금을 조달하는 기존의 기업금융과 달리 기업과 법적으로 독립된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로부터 발생하는 미래 현금흐름을 상환재원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금융기법을 말한다. 경기가 호황일때는 예상기대수익이 높은 만큼 자금을 끌어모으기 좋지만, 경제 침체가 예상되는 시기일 경우 자금이 경색되는 경향을 보이며 리스크가 증가할 수 있다.

실제로 보험업권의 자산건전성은 나빠지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보험사 부동산PF 대출채권 연체율은 지난 2분기에 0.33%로 전 분기 0.05%에서 0.28%p 증가했다. 또한 전체 대출 규모인 272조4000억원 중 부실채권(고정 이하 여신) 비율은 0.17%로 전분기(0.13%)보다 0.04%p 증가했다.

이같은 추이는 금융당국도 우려하고 있는 부분이다. 금융감독원은 14일 오전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어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 및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이후 금융시장 동향 및 대내외 리스크 요인을 점검했다.

특히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부동산PF 관리에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산유동화 기업어음(ABCP) 차환 발행 여부 등 단기금융시장 상황에 대한 정밀한 점검을 지속하는 한편, 사업성 평가를 내실화하여 양호한 PF 사업장에 대해서는 원활한 자금공급을 유도해야 한다”며 “부동산 PF 관련 금융회사 건전성 우려가 확대되지 않도록 선제적인 리스크관리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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