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비닐봉투 규제 한달 앞…“환경 보호 vs 매출 걱정”

편의점 비닐봉투 규제 한달 앞…“환경 보호 vs 매출 걱정”

다음달 24일부터 비닐봉지 사용 ‘금지’
소비자 불편 가중…현장 잡음 커질 듯

기사승인 2022-10-18 06:00:11
사진=박효상 기자
한달 여 앞으로 다가온 편의점 비닐봉투 규제를 둘러싸고 편의점 업계의 의견이 분분하다. 점주들 사이에선 환경 보호 측면에서 꼭 필요한 제도이지만 관련 규제가 매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24일부터 편의점 등 소규모 소매점에서 일회용 비닐봉투 사용이 전면 금지된다. 현재는 비닐봉투를 유상으로 구매해 사용할 수 있지만 앞으로는 판매 자체가 안 된다는 의미다. 

국내 주요 편의점들은 이미 비닐봉투 발주 중지에 들어간 상태다. GS25는 지난달부터 일회용 비닐봉투 발주를 하지 않고 있다. CU는 8월부터 단계적으로 일회용 봉투 발주를 제한하고 매장마다 다회용 봉투 사용을 권장해왔다. 이마트24, 세븐일레븐도 비닐봉투 발주를 제한했다.

비닐봉투 사용 금지는 환경부의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개정안에 따른 것이다. 다음달 24일부터 시행되는 이 제도는 불필요한 자원 낭비와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해 도입된 것으로, 일회용품 사용 제한 대상을 확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개정안에 따르면 편의점을 포함한 종합소매업 등에서 일회용 비닐봉투 사용이 전면 제한된다. 현재 편의점에서 판매 중인 ‘PLA 생분해성 봉투’도 규제대상에 포함됐다. 식당·카페에서는 일회용 종이컵, 플라스틱 빨대 등을 사용할 수 없고, 경기장에선 일회용 비닐 응원봉 등도 금지된다. 이를 위반할 경우 최대 3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게 된다. 

연합뉴스
편의점 비닐봉투 규제에 대한 점주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환경 보호라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시행 초기 현장의 잡음 또한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서울 강서구 마곡동의 한 편의점 점주 A씨는 “(비닐봉투) 발주는 넣지 않은지 오래 됐고 현재 남은 재고만 소진을 하고 있다. 매장에 이미 종량제 봉투를 다 구비해 놨다”면서 “시행 초기엔 소비자들 사이 적잖은 불평이 나올 것 같아 걱정은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기가 워낙 좋지 않은데다 편의점 상권 자체도 워낙 포화 상태다. 정부의 비닐봉투 판매 금지는 달갑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사고 파는 입장에선 비닐봉투가 편리하기도 한데 막상 단절이 되면 당장 매출에 영향이 있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지난달 매장을 오픈했다는 인근의 또다른 편의점 점주 B씨는 “오픈한 지 얼마 안되기도 했고 아직 (비닐봉투 금지) 제도 시행 전이라 체감은 못하고 있다”면서도 “환경 보호 측면에서는 필요한 정책이 아닐까 싶다. 요즘 너무 비닐 사용이 많고 재활용이 어렵다 보니 정책적으로 환경을 위한 액션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B씨는 또 “다음달을 대비해 손님들에게 종이백을 서비스로 제공하려고 모으는 중”이라면서 “한계는 있겠지만 비닐 사용을 최소화한다는 부분에서 소비자들도 적응하고 동참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소비자도 친환경 정책의 일환인 만큼 홍보가 더 필요하다는 반응이다. 편의점에서 만난 손님 정 모씨(여·30대)는 “업계 종사자가 아니고선 이런 규제에 대해 일반 소비자들은 잘 모를 것 같다. 홍보가 필요해 보인다”라며 “요즘 편의점서 비닐 봉투를 구매하기 보단 환경 보호 차원에서 에코백을 주로 가지고 다니는 편”이라고 말했다.

개정안 시행 초기 현장에서의 불편함은 예상된 수순으로 보인다. 종이봉투나 종량제봉투 구매는 가격 부담도 있거니와 소규모 구매가 대부분인 편의점 소비 특성 상 구매 자체를 줄일 가능성도 있다. 또 홍보와 인식 부족으로 인해 손님과의 마찰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높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현장에 관련 정책 시행에 대한 안내를 지속적으로 해왔으며, 단계적으로 일회용 봉투 발주를 제한하고 남은 재고를 소진하고 있다”면서 “대체 봉투를 일찌감치 도입하고 시행 안내문을 부착해 고객 인지도를 높여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김한나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