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발생한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서비스 장애가 발생했던 카카오가 대국민 사과에 나섰지만 이용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먹통 사태로 불편을 느낀 이용자들은 나흘이나 걸린 복구 과정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19일 카카오는 먹통 사태에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남궁훈 카카오 각자 대표이사는 이날 오전 카카오 판교 아지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는데 그 어느 때보다 크고 오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카카오 전체의 시스템을 점검하고 쇄신하겠다”고 말했다. 남궁 대표는 서비스 장애에 대해 사과하면서 대표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카카오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기준 다음 메일, 카카오 메일, 톡채널, 카카오페이 등 주요 서비스들이 대부분 완료됐다. 지난 15일 오후 3시30분께 데이터센터 화재로 서비스 장애가 처음 발생한지 나흘만이다.
복구가 100% 완벽하게 된 것은 아니다. 메일의 경우 메일 수발신 등 필수 기능이 복구 완료됐으며 장애 기간 수신된 메일은 반송처리됐다. 여전히 일부 메일 읽기 시 오류 발생으로 내용 확인이 어려울 수 있다는 게 카카오 측 설명이다.
먹통 사태와 복구 지연 과정에 이용자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 유통업체의 홍보실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A씨는 “화재가 발생한 15일 회사에서 주력으로 진행하던 이벤트 홍보 메시지가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를 통해 발송될 예정이었으나 먹통 사태로 곤욕을 치뤘다”며 “유료 회원이 가입하면 가입 확인 알림톡이 가야하는데 알림이 가지 않아 민원이 폭주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A씨는 “이번 사태로 신뢰도가 반토막났다”라며 “이미 많은 유저들이 카카오 플러스 친구를 통해 인입된 상태라 대체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대체 서비스가 있다면 갈아타고 싶다”고 했다.
서울 구로구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B씨는 “다음 메일을 회사 메일로 연동해 쓰고 있는데 며칠째 중요한 회사 메일을 받지 못해 대책 회의가 열리는 등 불편을 겪었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소기업을 운영하는 대표 C씨는 카카오 먹통 사태로 적지 않은 피해를 봤다고 전했다. 그는 “다음 메일을 회사 공식 메일로 쓰고 있는데 며칠 간 계약 문의나 입찰 관련 알림 등을 못 받았다”며 “복구를 하든 말든 공식 메일을 다른 플랫폼으로 옮길 예정”이라고 했다.
카카오 측은 서비스 장애 피해 접수를 위한 별도 채널을 개설하고 피해 사례 접수를 시작했다. 카카오톡 모바일 앱 상단의 ‘카카오 서비스 장애 피해 접수’ 배너를 누르면 피해 사례를 접수할 수 있는 링크에 접속할 수 있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유료 서비스에 대해서는 피해를 바로바로 보상하고 있다”며 “무료 서비스 피해에 대해선 사례를 받아보고 정책을 세워야 할 것 같아서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