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에서 예금금리 인상 경쟁이 뜨겁다. 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 저축은행 등 은행권이 일제히 수신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장 상황이 변하고 금리 변동에 따라 타은행으로 고객이 이탈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KB국민은행은 시장금리 변동에 따라 오는 20일부터 정기예금 15종 및 적립식예금 23종의 금리를 인상한다고 19일 밝혔다. 정기예금의 경우 최고 0.5%p, 적립식 예금 중 KB국민프리미엄적금은 최고 0.6%p를 인상한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한국은행 기준금리 및 시장금리를 반영한 예적금 금리 인상을 시행한다”고 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하나은행, 농협은행 등 여타 주요 은행 역시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직후 예금금리 인상을 발표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13일 예적금 금리르 최대 1.0%p 인상했다. 14일에는 NH농협은행이 거치식예금 금리를 0.50%p, 적립식예금은 0.50~0.70%p 상향 조정했다. 같은날 신한은행도 39개 예·적금 상품의 금리를 최대 0.8%p 올렸다. 하나은행은 오는 20일 예적금 등 29종의 수신상품 금리를 최대 0.95%p 올릴 예정이다.
여기에 저축은행들도 금리 인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OK저축은행은 19일 정기예금 금리를 1.15%p 높여 연 5.2%로 인상했다. 웰컴저축은행도 정기예금 금리를 가입 기간에 따라 최고 연 1.8%p 상향했다.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회전정기예금 금리는 최고 연 6.00%에 달한다.
인터넷전문은행 역시 수신금리 인상에 나서기는 마찬가지다. 카카오뱅크는 19일 예·적금 기본 금리를 최대 1.2%p 인상했다. 케이뱅크는 지난 7일부터 정기예금 상품인 '코드K 정기예금(1년 이상)' 금리를 1.1%p 대폭 올렸다. 이에 케이뱅크 정기예금 금리는 연 4.6% 수준에 달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기준금리 인상에 발맞춰 금리를 올리자 고객과 자금 이탈 우려에 경쟁하듯 금리를 더 올리는 출혈 경쟁 형국”이라고 설명했다.
은행권의 수신금리 인상이 계속되면서 예·적금 규모는 역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 정기 예·적금은 전월 대비 34조1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새로운 통화지표가 편제된 2001년 12월 이후 가장 많이 증가했다.
은행권에서는 수신금리가 올라갈 때 예적금 만기에 따라 자금을 운영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은행 관계자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과 시장금리 상승에 발맞춰 은행들의 수신금리 인상이 계속되고 있다”면서도 “만기가 오래 남았다면 갈아타기를 고려하고, 만기가 2~3개월 정도 남았다면 만기까지 기다렸다가 새 상품에 가입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