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기 빚부터 줄여보자
전문가들은 금리인상기 청년들이 재산을 불리기 위해서는 먼저 대출 관리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연말 은행들의 대출 금리 상단이 8%까지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이자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현재 상단이 6~7%대에 안착한 상황이다.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연동 주담대 금리는 ▲국민은행 5.09~6.49% ▲우리은행 5.68~6.48% ▲농협은행 4.94~6.04% 수준이다. 청년들의 많이 빌린 전세자금 대출 금리도 KB국민과 우리은행에서 4.92~6.32%를 보여 6% 중반대에 도달했다. 11월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유력한 만큼 연말 이들 금리는 8%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자 부담이 높은 만큼 일단 금리가 높은 대출은 상환이 유리할 수 있다. 특히 주담대나 전세대출 보다 이자 부담이 큰 신용대출이 주요 대상이다. 실제 올해 들어 금리인상이 계속되면서 가계대출 중 신용대출의 중도상환이 급증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월 평균 4만2176건의 신용대출 중도상환이 발생했다. 지난해 월평균 2만8347건 보다 149% 늘어난 규모다. 주담대나 전세대출의 경우 원리금을 일부 상환하고 이자 부담을 줄이는 것도 대안 중 하나다.
대출 상환이 어렵다면 대환대출과 금리인하요구권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대환대출은 기존에 받은 대출 이자보다 낮은 대출 상품으로 갈아타는 대출을 말한다. 다만 대환에 앞서 현재 대출의 잔여기간과 원리금, 이자율, 갈아탈 대출의 조건 등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 변동금리를 3%대 고정금리로 대환해 주는 정부의 안심전환대출도 대환대출의 한 종류다. 금리인하요구권은 대출을 이용하는 차주의 신용상태가 개선되는 경우 금융회사에 금리인하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가리킨다.
우리은행 PB 관계자는 “금리인상에 따라 이자가 부담스럽다면 일단 금리인하요구권부터 신청해 보는 것이 좋다”며 “금리인하요구권은 승진, 연봉 증가, 신용도 상승 등 본인의 신용상태에 긍정적인 요인이 발생했을 때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6%대 예금 등장, 수익 쏠쏠하네
금리인상기 자산증식을 위해 빼놓을 수 없는 상품이 예적금이다. 특히 최근 은행권에서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수신금리를 두고 출혈경쟁이 펼쳐지는 모습까지 나와 안전하게 재산을 모으기에 적합한 수단이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지난 8월 정기예·적금은 전월 대비 34조1000억원 늘어났다. 2001년 12월 통계를 집계한 이후 역대 최대 증가폭이다. 종전 최고액은 지난 1월 22조7000억원이었다. 반대로 수시입출식예금은 한 달 동안 11조1000억원 줄었다. 이는 투자처를 찾던 시장의 자금이 예적금 상품으로 몰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적금의 인기는 높은 금리에 기반하고 있다. 5000만원까지 원금이 보장되는 저축은행의 예적금 상품 가운데는 6%(세전) 금리를 주는 상품도 등장했다.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회전정기예금 금리는 최고 연 6.00%에 달한다. 조흥저축은행(5.90%)과 JT친애저축은행(5.80%), 동양저축은행(5.77%)의 예금 상품도 5%대 상단에서 금리가 형성되어 있다.
시중은행의 예적금 금리도 저축은행 못지않다. 우리은행의 WON플러스예금(4.65%), 케이뱅크 코드K 정기예금(4.60%), 대구은행 DGB함께예금(4.50%), 수협은행(4.50%), 한국산업은행 KDB Hi 정기예금(4.50%) 등이 모두 4%대 중후반대 금리를 보이고 있다.
단기간 운용할 자금이 있다면 파킹통장도 좋은 활용성이 높다. 파킹통장은 하루만 맡겨도 이자를 받을 수 있는 통장으로 수시로 입출금이 가능하다는 게 장점이다. 현재 가장 높은 수준의 파킹통장 금리를 주는 곳은 웰컴저축은행으로 연 최고 3.8% 금리를 제공 중이다.
우리은행 PB 관계자는 “근무중인 곳이 중소기업이라면 청년내일채움공제 등 나라에서 지원해주는 상품을 가입하는 것부터 고려하는 것이 좋다”며 “아니면 금융기관이 앞다퉈 출시하고 있는 특판 적금 상품을 가입하는 것도 좋다. 단, 특판 적금의 경우 우대금리요건이 상이하므로 본인이 우대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상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장기 국채, 분할 매수 타이밍
금리인상기 높은 금리의 예적금 위주로 자산을 운용하면서 여유자금이 있다면 장기물 국채 투자에 도전해 보는 것도 추천된다. 단 국채 매입 시점을 금리 인상 정점을 겨냥해 분할하는 매입시점 분산 포트폴리오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기준금리 인상 국면에 채권 투자는 손실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 다만 채권은 기준금리 인상이 중단되거나 인하로 돌아설 때 수익률이 높은 경향을 보였다. 앞서 사례를 보면 지난 2007년과 2008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중단된 후 국채 수익률이 20%에 달했다. 2013년과 2014년 금리인상이 중단됐을 때도 수익률이 20%가까이 급등한 사례가 있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으로 전세계적으로 정책금리가 계속 올랐다. 그러다 보니 채권 금리도 많이 올라갔다”며 “이전과 다르게 현재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4%가 넘어 있고, 국내도 2년부터 30년 구간 모두 4%가 넘어 채권 가격이 굉장히 저렴해져 있다(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고 설명했다.
이어 “연준의 점도표 기준으로는 내년 초까지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고 그 이후로는 인상에 대한 불확실성 측면들이 커질 것”이라며 “여기에 경기를 바라보는 시각도 계속 유동성을 위축시킨 영향으로 실물 경기가 망가지면서 채권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수 있는 부분들이 생기고 있다”고 부연했다.
따라서 그는 “기준금리 인상은 스톱이 되고 이제 경기에 대한 펀더멘털은 이전 대비 부정적으로 변화되는 상황으로, 이런 상황에서 과거에 공통적으로 나타났던 현상은 채권시장 강세였다”며 “특히나 장기물은 펀더멘털 영역을 많이 반영을 하고 듀레이션(투자자금 평균회수기간) 효과 때문에 수익률이 훨씬 더 커질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연구원은 최근 레고랜드 사태로 인한 채권시장의 불안에 대해 “크레딧 시장을 생각을 하면 굉장히 불안해지지만 반대로 생각을 하면 크레딧 시장이 이렇게 불안해지고 유동성이 위축이 되면서 정부의 채안펀드 가동과 은행들의 LCR 규제 완화가 나왔다”며 “한은은 금리를 올리는데 반대로 자본 시장에서는 다시 돈을 풀고 있는 형국”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결국에는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시점이 정말 얼마 남지 않았구나라는 해석이 나올 수 있어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